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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해야

보리아빠 이원영 2008. 8. 11. 10:23
 

[한겨레 사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즉각 중단해야

 

미국 농무부의 식품안전검사국은 8월 6, 7, 8일 사흘 동안 O157 대장균 감염 우려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 제거 미흡을 이유로 대량의 쇠고기를 리콜 조처했다. 검사국은 질병통제예방센터, 주정부 당국과 합동조사에서 지금까지 12개 주와 캐나다에서 31건의 O157 대장균 감염 제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제가 되는 곳은 8일 544톤의 리콜을 결정한 네브래스카주 소재 네브래스카 비프다. 한국으로 수출하는 30개 업체 가운데 하나인 이 회사는 지난 6월30일 분쇄육에서 O157 대장균이 발견돼 2400톤을 리콜 조처했다. 그 뒤 농무부의 면밀한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다시 감염 쇠고기가 발견된 것이다. 네브래스카 비프 쪽은 6월 이후 식품안전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어디서 오염이 발생하는지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정부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리콜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체하다가 시민단체의 요구에 등 떠밀려 주한 미 대사관에 O157 대장균 검출 경위 해명과 해당 제품의 수출 금지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 후 한 달 가까이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고도 “수입위생조건 7조에 통보시한에 대한 언급이 없는 만큼 아직 회신이 없다고 해서 미국 쪽이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해명이라고 내놨다. 더욱 가관인 것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초·중·고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홍보해 실적을 보고하라고 시·도교육청에 지시한 것이다.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 미국산 쇠고기 위생검역조건에 관한 고시 제7조는 한국 수출 육류작업장에 중대한 위반이 발생한 경우 미국 정부의 통보 의무를 명기하고 있다. 이 고시에 의거해 통보 해태 조처에 강력하게 항의해도 시원찮은데, 스스로 면죄부를 주니 미국이 무시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부는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 홍보담당자 같은 행태를 중단하고 즉각 해당 작업장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 이웃 일본은 최근 광우병 감염 우려로 수입을 금지했던 미국산 저민 쇠고기 4.5㎏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해당 쇠고기 출하 업체로부터의 수입을 잠정 중단하고, 미국 농무부에 저민 고기에 특정위험물질이 섞여 있는지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사등록 : 2008-08-10 오후 10:00:29  기사수정 : 2008-08-11 오전 01: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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