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한총장"숙명여대를 명품 교육의 전당 만들겠다"

보리아빠 이원영 2008. 10. 4. 11:11

"명품 교육의 전당 만들겠다"
숙명여대 한영실 신임 총장 인터뷰 "문과. 이과 구별하지 않고 교양 교육 강화해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인재들 길러낼 계획"
[989호] 2008년 10월 01일 (수) 김세원 편집위원
   
ⓒ숙명여자대학교 제공
"21세기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시대에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교육이 너무 계량화되고 평가나 지표에 매몰되다 보니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이나 통합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쪽에는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교양 교육을 강화해 전문적 지식과 인문적 소양을 두루 갖춘 창의적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숙명여대의 한영실 신임 총장(51)은 요즘 임기 4년의 청사진을 구상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한총장은 무엇보다 교양과목의 개편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문과·이과 구별하지 않고 전인적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그녀의 발상은 어린 시절 독서광에 문학 소녀였고 고교 시절에는 문과생이었으면서도, 대학에서는 이과(식품영양학)를 전공한 특이한 개인적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거의 매일 보직 교수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난상 토론을 하며 학교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연구실마다 재실등이 밤늦게까지 켜져 있어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 거죠.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이 샘솟듯이 나오더군요. 선수들을 맞는 포지션에 기용해 팀 전체가 경기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였을 때 보람을 느끼는 축구 감독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는 ‘KOREA FOOD EXPO(KFE) 2008’ 추진위원회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된 한총장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집무실에서 만났다. 14년 반의 재임 기록을 남긴 이경숙 전 총장의 후임자라는 점에서 아직 업무에 부담감을 느낄 만도 하건만, 멋스런 스카프에 연회색 투피스 차림의 한총장은 자신감과 의욕이 넘쳤다.

“무한한 싱크탱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 총장은 축복받은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선수가 어떤 포지션의 적임자인지 축구 감독은 선수 파악만 잘 하면 됩니다.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고 잘 뛸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감독의 임무인데, 총장의 역할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인화력과 추진력이 총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 총장의 역할을 축구 감독에 비유하는 한총장에게서 ‘젊은’ 총장다운 신선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1990년 숙명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음식연구원장, 산학협력단장, 사무처장과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전임 이경숙 총장 체제에서 일찌감치 후임 총장 후보로 낙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KBS 2TV <비타민> 프로그램의 `‘위대한 밥상’ 코너에 출연해 대중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명품 기업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습니다. 전에는 규모가 작은 것이 약점이었지만 이제는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보스턴 칼리지같이 작지만 강한 대학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해 숙명여대를 새로운 아이비리그로 성장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한총장은 “명품 기업이 철저한 사후 서비스를 통해 품질 관리를 하듯이 졸업생을 대상으로 분야별 직무 보수 교육을 실시해 숙명이라는 명품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