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희망이다/학교급식

서울시 친환경급식에 거는 기대

보리아빠 이원영 2009. 3. 5. 12:20

서울시 친환경급식에 거는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사설 2009년3월2일자 (제2125호) 

 
서울시가 이달부터 시내 25개 학교를 대상으로 1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친환경농산물 등 우수 농축산물에 대한 학교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가락시장에서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서울 강서시장에 새로 신설되는 친환경급식센터에서 담당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가락시장에서 취급한 친환경농산물은 총 12만2000여톤으로 전체 취급물량의 5.5%, 금액으론 2600여억원으로 전체 거래금액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공영도매시장에서 40%가 넘는 물량을 취급하는 가락시장의 외형으로 볼 때 친환경농산물은 그야말로 구색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물량유치는 물론 전문경매장과 저온시설 등이 미흡해 도매시장 거래량이 제자리걸음 일 수밖에 없고, 농가 수취가격도 낮아 소비지 대형유통업체에 밀리는 양상이다. 실제 대형유통업체들이 친환경매장을 만들어 산지직거래를 확대하거나 소비자 수요에 맞춰 다양한 상품과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내용부터 다르다. 가락시장에서 친환경농산물 거래를 놓고 소비 탓만 돌리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는 얘기다. 소비자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편리하게 구매하길 원하기 때문에 대형유통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매시장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이번 서울시가 추진할 25개 학교 예정 급식물량은 약 420톤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물량도 중요하지만 가락시장은 하루빨리 친환경농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까지 채소류의 신선도를 유지할 저온경매장이나 물류시스템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물량 중심의 사업으로 일관한다면 그나마 차별화된 친환경농산물의 이미지마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