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희망이다/학교급식

불황속 무료급식대상자 크게 늘어

보리아빠 이원영 2009. 6. 9. 12:51

불황속 부모실직·사업실패로…초중고 무료급식 대상자 크게늘어

서울 올 1만4000명 증가

  • 서울 강동구의 모 중학교에 다니는 A(14)군은 지난 3월부터 점심을 학교 무료 급식으로 해결한다. 아버지가 파산신청을 하면서다. 이 학교 급식 지원 대상자는 지난해 말 100여명에서 올 3월 120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부모의 사업 실패가 원인이다.

    초등학생 B(11)군의 부모는 올해 초 살림이 어려워지자 지방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할머니에게 맡겨진 B군은 급식비를 낼 형편이 아니었다. 서류상 부모가 있어 지원 대상에 오를 수도 없었다. 다행히 동사무소가 이런 상황을 학교에 알려 무료 급식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 불황에 따른 부모 실직 등 여파로 학교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각 시·도 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할 정도다. 특히 자영업자 자녀는 부모가 폐업하더라도 서류로 이를 입증하기 힘들어 급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초·중·고교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소년·소녀 가장 등 급식비를 지원받는 저소득층 자녀는 12만4203명이다. 2008년 11만206명보다 1만4000명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경기도교육청은 21만4000여명(지난해 17만9000여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초 추경을 편성했지만 6월 2차 추경을 편성할 예정이다.

    부산시교육청 관내에서는 올해 학생 숫자가 지난해에 비해 1만5408명이나 줄었는데 급식 지원은 오히려 4만7558명에서 5만4858명으로 늘었다. 전체 학생의 9.5%가 무료 급식 대상이다.

    이밖에 ▲인천 4만5932명→5만909명 ▲대구 3만5000여명→3만9000여명 ▲대전 2만4000명→3만59명 ▲광주 2만8912명→3만500명 ▲울산 6769명→7132명 등도 모두 지원이 늘었다. 이 중 대구와 대전은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복지예산 비율을 높여 지원 대상을 확대한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부도가 급증해 지원 학생이 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기업 부도법인은 47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5개에서 20%가량 늘었다.

    세계일보 나기천·이귀전 기자 na@segye.com
  •    기사입력 2009.06.08 (월) 19:04, 최종수정 2009.06.09 (화)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