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생협이야기

[스크랩] 용산생협이야기-2. 마을기업 물꼬와 생협준비모임은 어떻게?

보리아빠 이원영 2012. 1. 27. 17:25

<생협이야기 연재2>

 

마을기업 물꼬와 생협준비모임은 어떻게?

 

마을기업 물꼬는 생협을 준비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하였다. 실질적으로 마을기업이 지속가능한 운영을 하려면 장기적인 전망을 계획하지 않으면 안된다. 안 그러면 지원금만 날려버리고 바로 망하기가 십상이다. 지원금이 끊기면 자립하기 어려운 매출구조로 수많은 (예비)사회적 기업들도 단명하는 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을기업 물꼬 사업단은 도시농부가게를 향후 생협을 지향하는 쪽으로 논의하였다.

그런데 과연 생협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마을기업의 지향은 결정하였으나 생협은 막막할 따름이었다.

협동조합공부모임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주시고 무료로 강의를 해주신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에 여러차례 자문을 구하였다. 민우회생협연합회에서는 새로운 생협을 만들고 싶었는데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물론, 어떤 생협으로 할지는 자체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며 꼭 민우회 생협이 아니어도 된다고 부담을 덜어주었다.

마을기업 물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관의 지원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부담도 필요하였다. 그래서 생협을 지향으로 함을 명확하게 공지하고 도시농업공원추진위 활동회원을 중심으로 출자자를 모집하였다. 열명정도, 천만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에 자신들의 의지(돈)를 보여주는 것을 보고 잘 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솟았다.

물꼬 운영위는 마을기업 매장과 생협준비를 위한 기획팀을 구성하여 실무적인 준비를 하도록 결정하였고 네명이 선임되었다. 구평회, 권영신, 김경열, 이원영 이렇게 네명은 매주 금요일 마다 기획팀회의를 진행하면서 매장자리부터 물색하기 시작했다.

 

매장은 어디에? 권리금이 뭐길래?

 

막상 마을기업 물꼬 매장을 구하려니 임대를 내놓은 상가는 여러개 있어도 마땅한 곳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임대료가 싼 곳은 자리가 별로이고 자리가 괜찮은 곳은 임대료가 비쌌다. 임대료만 비싼 게 아니라 권리금이라는 것이 반드시 있었다.

시간은 차일피일 흘러가고 동네 부동산을 다 돌아 다녀봐도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역시, 장사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절감하였다.

물론, 목 좋은 곳을 차지하면 좋다. 하지만 마을기업은 주인이 있는 개인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권리금이 센 곳을 선택하는 것은 그만큼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것이기에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밖에.

“현실에 맞게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정하자”, “그래도 길게보고 더 자리를 알아보자” “이러다가 한달이 지날 수도 있다” 의견이 분분했다.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중 제법 넓은 공간, 그것도 제법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리가 나왔다. 그런데 매장만 구하기에는 월세부담도 크고 자리가 넓었다.

고래이야기 까페, 출판사와 함께 이사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아직 계약기간이 많이 남은 고래이야기에서 고민 끝에 동의를 해주었다.

 

이사, 그리고 매장 공사, 갈 길은 멀고

 

계약을 결정하고 절차에 들어가려 하니 애초에 없던 권리금을 기존 임차인이 내세우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러웠다. 난관에 봉착했다. 어디서 권리금을 또 구한단 말인가?

어쩔 수 없이 출자금을 또 물색했다. 대신 우선 순위로 갚기로 정하고 대출을 받는 형식으로.

매장 공사를 하는 것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새로 전기를 승압하여야 하고 정화조를 연결하는 공사도 해야 하고. 최대한 인테리어 비용을 줄여야 하기에 직접 몇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설비, 목수, 전기 기술자 옆에 붙어 무급으로 작업보조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비용은 줄어들었는데 반면에 작업 기간은 예상보다 더 걸렸다.

사람들이 가끔씩 들러서 한마디씩 했다. 언제 공사가 끝나는 것이냐고.

마을기업은 관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기에 용산구청 담당 공무원은 언제 가게를 여는지 계속 확인하였다. 배훈 사무국장과 권영신 형은 빚 독촉같은 압박감에 시달렸다.

맨션 주택 1층에서 공사를 하다보니 건물 입주민들의 간섭도 만만치 않았다. 공사 소음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고 에어컨 실외기 설치를 2층 난간에 하려니 2층 주민의 반대가 심해서 결국 1층 출입문 옆에 실외기가 볼썽사납게 자리를 잡았다.

내장, 외장 공사의 핵심 역할을 맡은 목수는 공사 목수일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 많이 힘들어했다. 가구제작 전문인 소목이었다.

기존의 간판을 떼어내고 나무로 꾸미는 작업을 하려다가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간판을 떼어내는 공사를 하는데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조금만 하면 마친다고 사정을 구했다. 그런데 완강하게 멈추라는 것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공사를 멈추고 거의 다 떼어낸 간판을 아파트 외벽에 밧줄로 묶어놓았는데 2층에 사시는 노인 분이 밧줄을 풀러 간판을 내리려다가 함께 추락한 것이다. 칠십이 넘으신 노인분이었다. 왜 밧줄을 풀렀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결국 병원에 입원해 부서진 관절을 봉합하는 수술을 하셨다.

병원비가 50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다친어르신의 따님이 전해주었다. 어떻게 할지 대책회의를 했다.

도시농업추진위의 김모 변호사에게 문의도 했다. 우선, 법적인 책임은 없으나 도의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으니 위로금을 100만원 정도 드리자고 결정했다. 예측하지 못한 돈이 지출되어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경렬씨가 다치신 노인분의 따님에게 치료비와 관련하여 회의 결과를 알려주었다. 고맙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해주었다. 어찌 위로금을 마련할까, 새로운 고민거리가 또 생겼다.

10월초부터 시작한 공사가 11월을 넘어섰다.

 

생협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워크샾을

 

그 사이에 생협 준비모임이 주관한 워크샾을 열었다.

11월 5일, 황금같은 토요일 오후1시부터 6시까지 무려 다섯시간 넘게 생협을 주제로 교육과 토론을 진행했다. 20여명이 참석했다.

워크샾을 준비하면서 몇 번에 걸쳐서 하는 것도 검토했다. 그런데 그러면 참석조직이 만만치 않고 집중력이 떨어질수 있다는 판단을 했고 여성민우회 생협에서 강사를 맡아주실 분들도 섭외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가늘고 길게보다는 굵고 짧게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워크샾 후에 평가하면서 너무 시간이 길어서 조는 사람도 있고 참가자들이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상한 바 였다.

그렇지만 집중 워크샾이 생협에 대한 이해와 생협 창립 과정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는 도움이 되었다는 좋은 평가도 많았다.

워크샾 마지막 순서로 한 시간 정도 토론을 진행했는데 원래는 3개분임 정도로 나눠서 이야기를 하려고 계획했으나 그냥 전체가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어서 함께 의견을 나눴다.

물꼬와 생협의 관계, 왜 여성민우회 생협인가?, 너무 성급하게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등의 질문과 의견이 나왔다.

생협 준비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기존 기획팀 4명에 같이 할 사람들은 더 참여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끝나고 언제나 그렇듯이 짧지않은 뒷풀이를 했다.

 

<다음이야기는? 발기인대회 날짜를 연기하고 매장을 임시 오픈하다.>

출처 : 도시농부가게물꼬(생협준비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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