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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돈으로 캠핑카 사고, 땅 투기하고…비리백태 대학들

보리아빠 이원영 2012. 2. 3. 16:29

"대학비리는 끊임없이 발생하네요. 구조적인 개선이 없으면 감사 백날 해봐야 소용없습니다."

 

학교돈으로 캠핑카 사고, 땅 투기하고…비리백태 대학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학교 돈을 개인 쌈짓돈 처럼 유용해 부동산, 캠핑카 등을 사들이거나, 학교수익시설 수익금을 사적으로 챙긴 대학 이사장 등 경영진과, 교직원 등이 감사원 조사결과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7~9월 비리 관련 민원이 제기되거나, 회계 자료 등에 의혹이 있는 대학들을 상대로 '재정운용 과정의 불법비리'를 점검한 결과, 50개 대학에서 이사장, 교수, 직원 등이 학교에 손해를 끼치거나,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고 3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A법인 이사장 부부는 대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을 운영하면서 교비를 빼돌린 뒤 이 돈으로 개인 명의의 부동산을 150억여원 어치 사들이는 등 대학에 손실을 끼쳤다.

이들 부부는 이러한 교비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한 학교에서 빼돌린 돈으로 다른 학교의 횡령액을 막는 '돌려막기' 수법까지 동원했다.

또 아들이 총장인 학교의 명예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명예총장의 보수수취를 금지한 규정을 어기고 10억 원을 받아가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A법인 이사장은 횡령 전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까지 있었지만, 이사장 복귀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지난 2002년 교비 70억여원을 빼돌렸다가 '징역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고 물러난 그가 2008년 같은 학교의 이사장으로 전격 복귀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관할청인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돈을 빼돌린 전력이 있는 이 이사장의 학교 복귀를 허용하는 등 지난 수년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대학의 수익시설 운영수익금을 전용한 사례도 적발됐다.

D법인 이사장과 그 장남(대학 사무국장)은 2001년 6월~2008년 2월 이 시설의 운영수익금(매출액 115억 원)을 이사장 명의 계좌로 이체했으며, 이 시설을 장남이 운영하는 업체에 무단임대했다.

또 교비 1억 8000만여원을 들여 이사장이 사용할 캠핑카를 구입·수리하는 등 대학 교비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이밖에 L대 산학협력단 소속의 교수는 대학에 지원된 국고보조금으로 보조사업을 하면서, 허위계약서를 첨부해 사업비를 보낸 뒤 이를 다시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11억여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감사원은 "대학 등록금이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현실에서 대학 운영주체가 저지르는 부정비리는 교비재정의 누수를 초래,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엄정한 처벌을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yunghp@newsis.com  뉴시스 2012년 2월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