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갈기

술이 약한데 나는 왜 술을 좋아할까?

보리아빠 이원영 2020. 5. 2. 14:39

술이 약한데 나는 왜 술을 좋아할까?

 

내 주량은 소주 세네 잔이다. 맥주도 1cc정도면 취한다.

물론 어떤 날은 더 먹기도 한다. 노래방엘 가면 주량이 두배로 는다.

요즘에는 막걸리에 맛을 들여서 술을 고르라고 하면 막걸리를 선택한다.

 

내가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시골 친구들과 읍내 술집에서도 몇 번 술을 했고 동네 계곡에서 밤새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런데 술이 약해 과음을 하면 토하기도 했고 금방 쓰러져 자기고 했다.

 

아무리 추워봐라 옷 사입나, 술 사먹지!”

이런 말은 진짜 술꾼에게 어울리는 풍류이다.

 

나는 술이 약해 누구와 술 마시자고 하기가 겁이 난다.

몇 잔 마시고 취하기 때문이다.

보통 술을 천천히 마신다. 첫 잔이 제일 맛이 있다.

그래도 지인들에게 술 마시자고 자주 이야기하고 술이 참 좋다. 술자리가 반갑고 술 친구가 좋다.

 

낮 술도 좋고 어디 여행가서 마시는 술도 좋고

농사일을 하다 마시는 술도 좋고 바다에서 마시는 술도 좋고

비가 오거나 바람 불면 술 생각이 나고 한밤중에 잠이 안오면 술이 땡긴다.

그러고 보니 난 거의 매일 술을 조금씩 마신다.

 

그래서 나는 다른 재주가 있는 사람보다도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부럽다.

술을 자주 먹는데 주량이 약하니 좋은 점은 술 값이 조금 든다는 점이다.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도 술을 먹었다.

한 달에 이십일은 마시는 것 같다.

보통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 날 힘들다고 하는데 난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

술이 취했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거나 아니면 자리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술을 많이 마셔서 실수도 몇 번 했었다.

이른바 필름이 끊겼던 적도 몇 번 있었다.

전날의 기억이 지워지고 나면 매우 황당하기도 했다.

후회가 된 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면 술이 위안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11시가 지났다.

 

오늘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술을 마시게 될까?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