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에게 편의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서울시교육청 무상급식 예산 편의점 바우처 지원사업에 대한 성명서 ]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서울먹거리연대 상임대표 진헌극 010-7221-5879 담당 : 집행위원장 이원영 010-8786-4241 |
서울시교육청의 희망급식 바우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결식아동에게 편의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가?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원격수업으로 인해 결식아동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1인당 10만원의 제로페이와 모바일포인트를 제공하여 편의점에서 도시락, 과일, 우유, 샌드위치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초중고생 85만명 중 56만명에게 희망급식바우쳐를 시행하고 이에 들어가는 예산 560억은 교육청, 서울시, 자치구가 5:3:2로 부담할 예정이라고 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학교급식이 축소 또는 중단되고 가정에 머무르는 학생들이 발생한 것은 작년 3월부터이다. 그 사이에 여러 가지 학교급식 대안들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아직도 재난 시기의 급식 방안에 대한 매뉴얼도 없는 상태이다. 작년부터 학부모들은 급식이 중단되어 많은 곤란을 겪었고 학교급식에 공급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 농민들은 엄청난 어려움에 처했다. 이른바 급식 대란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이번에 서울시교육청에서 결식학생 대책으로 편의점 상품을 구입하도록 한 정책은 그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밖에 없다.
첫째,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희망급식바우처를 시행하면서 학부모, 학교당국, 친환경생산자, 급식전문가 등 급식 관련 주체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였는가? 교육부에서 등교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탄력적인 급식 방안을 검토한 바는 있지만 교육청에서 급식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은 분명한 문제이다.
둘째, 학교급식은 친환경무상급식으로 추진되고 이에 따라 친환경생산농가 등과 계약재배 등을 통해 안정적이고 안심할 수 있는 급식공급 체계를 운영하여 왔음에도 이런 일시에 틀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과연 행정의 편리성만으로 급식 정책을 시행한다면 10년 넘게 어렵게 구축해 온 친환경생산 농가와의 신뢰와 공급 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면을 고려하지 않고 편의점 상품 구입으로 결정된 점은 심각한 문제이다.
셋째, 편의점 상품 구입 바우처 정책은 학생들의 건강한 급식, 올바른 식습관 형성 등 학교급식의 목적과 배치되는 점에서 철회되어야 할 것이다.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식품들은 대부분 화학식품첨가물, GMO 카놀라유 등이 들어있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결식아동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더 세심한 고려와 노력이 필요하다.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와 서울먹거리연대는 유초중고 학생들의 건강한 급식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코로나 재난과 학교급식 중단사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학교급식 차원에서도 재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다. 이를 위해 국회 및 정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법개정 및 대책 마련의 노력을 촉구했다.
작년에는 임시방편으로 코로나 가정꾸러미 배달을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누차 강조했듯이 재난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법개정과 대응매뉴얼 마련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 급식종사자, 전문가, 친환경생산자 등 학교급식 주체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민주적인 논의 과정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21년 5월18일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서울먹거리연대
<단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로컬푸드네트워크 우리밀운동본부 지역재단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친환경가공생산자연합회 두레생협 한살림 행복중심생협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희망먹거리네트워크 <학교급식운동본부 지역본부> 제주 경남 부산 울산 광주 전북 충남 경기 인천 서울 대전 급식운동본부
#첨부: 전국먹거리연대,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성명서, 친환경농업협회 성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