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독서<2> 맹자 교양강의 (푸페이룽, 돌베게)
2023년 독서<2> 맹자 교양강의 (푸페이룽, 돌베게)
한달 넘게 읽은 책이다. 나의 책읽는 습관은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방식이다.
신영복의 담론을 잘근잘근 씹어 읽으면서 맹자 교양강의를 선택했다.
이 책도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읽었었다.
공자만큼 유명한 맹자(BC 372년 추정 ~ BC 289년 추정), 그의 삶과 철학,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해볼 것들을 서술해 놓았다.
저자인 푸페이룽은 국립타이완대학교수로 재직하며 공자, 장자, 맹자, 노조 등 철학서를 다수 발간했고 쉽고 재밌는 강의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맹자는 그의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여러번 이사를 다닌 일화가 유명하지만 양나라 혜왕 등 왕에게도 거침없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왕은 백성과 함께 즐거움을 누려야 그 즐거움이 오래갈 수 있으며 왕이라도 잘못하면 왕위에서 물러나야 한다” 참 멋진 말이다.
맹자는 공자를 이은 높은 학식에도 공자와 같이 벼슬을 누리지 못했다. 어떤 왕과 고위관료가 거친 비판과 고결한 이상을 펼치는 정치를 이야기하는 신하와 같이하길 바라겠는가?
물론 맹자는 제나라에서 삼경이라는 높은 관직을 얻었지만 곧 자리를 떠난다.
어느날 맹자의 어머니가 안색이 안좋은 맹자에게 묻는다.
“무슨 속상한 일이라도 있느냐?”
“지금 제나라 선왕은 제게 상당한 대우를 해주지만 저의 정치적 주장은 전혀 써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송나라로 가서 제 뜻을 펼치고 싶은데 다만 연로하신 어머니가 걱정되어 미루고 있습니다.”
결국 맹자는 50이 넘어 벼슬을 포기하고 후학을 양성하는데 집중을 하는데 그 노력의 하나가 바로 책을 직접 집필한 것이고 그 내용이 맹자라는 책으로 전해졌다.
이책을 번역한 정광훈은 공자의 논어와 맹자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논어가 공자와 그 제자들의 말을 잠언처럼 표현한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맹자는 상대를 앞에 두고 설득하듯이 특정 주제에 대해 논합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사례와 비유가 들어가고 더 논리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전국시대 한복판에 있었던 만큼 상대를 반드시 설득해야 하는 유세가의 느낌이 강하게 풍깁니다.”
맹자의 말 중에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을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듯하다.
“측은히 여기며 연민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공손추 상]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요즘 시대에 사람 아닌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더욱 그렇다.
저자는 맹자가 ‘사람의 선한 행위가 외부에서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하는 것이며, 어떤 외재적 상황을 느끼면 마음속에서 직접적으로 그에 대한 반응이 일어나고, 이 반응이 선한행동을 재촉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이런 인간의 선한 마음이 발현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 2023년 1월부터 함께 책상머리 두고 가방에 들고 다니며 읽고 있는 책들은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 김경일의 지혜로운 인간생활(심리학), 보랏빛 소가 온다(세스고딘, 마케팅), 지리의 힘(팀마샬) 등이다. 올해는 가능한 어려운 책 말고 전에 읽었지만 기억 속에서 어렴풋이 사라진 책들, 가능한 쉽게 읽히는 책들을 보려고 한다. 좋은 글귀들은 줄을 열심히 치면서.
지식이 지혜가 되고 쌓인 지혜를 실천으로 행동하는 삶을 계속 이어가는 일, 어렵지만 소박한 올해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