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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사교육, 소득의 19% 쏟아붓는다"

보리아빠 이원영 2007. 4. 30. 11:51
"자녀 사교육, 소득의 19% 쏟아붓는다"
[머니투데이 2007-04-29 14:13]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국내 가구들의 사교육비 지출액이 소득의 1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녀 1인당 월 38만원씩, 평균 65만원 가량을 사교육비로 쓰고 있었다.

또 사교육비 가운데 44%가 현금영수증없이 현금로 지불되고 있어 연간 15조원 가량이 '지하경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9일 내놓은 '사교육, 노후불안의 주된 원인'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에 참여 중인 전국 1012가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 가구가 사교육비로 부담하는 금액은 월평균 64만6000원으로 소득의 19.2%에 달했다.

이는 월평균 지출액 가운데 25.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자녀 1명에게 드는 사교육비는 월평균 38만1700원이었다.

이들은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대개 20만∼40만원, 고등학교 때는 40만∼60만원 정도를 매월 사교육비로 쓰고 있었다. 특히 고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 중 19%는 월간 사교육비로 100만원 넘게 썼다.

이들 가구 가운데 77%는 '사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또 26%는 부족한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부업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사대상 가구 가운데 70%는 사교육비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63%는 현금영수증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교육비 가운데 최대 44%가 세금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사교육 시장의 규모가 33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됨에 비춰 연간 최대 14조8000억원이 세원에서 벗어나 지하경제화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이 유치원 취학적령 때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자녀를 둔 전국 2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자녀 가운데 81.1%가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피아노 학원 등 예체능 분야까지 포함해 무려 92.5%가 사교육을 받고 있었고, 고등학생(54.7%)으로 가면서 사교육 참여율이 낮아졌다. 사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중에는 63.7%가 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19.6%가 개인과외를 받고 있었다.

사교육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이들 가구는 5점만점에 평균 3.7점을 매겼다. 응답자 가운데 65.6%가 "사교육을 통해 성적이 향상됐다"고 답했다. "성적이 향상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다만 사교육 가운데 해외연수의 경우에는 "실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이 33.3%에 그쳤다.

공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5점 만점에 평균 3.1점이 나왔다. "공교육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8.3%에 불과했다.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교양 및 인성 교육 부족'(36.7%)과 '교사의 성의부족'(34.5%)이 가장 많이 꼽혔고, '공부량 부족'(13.6%)과 '교사의 지식부족'(8.3%)이 뒤를 이었다.

연구원의 이철선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부담은 노후 대비와 건강관리 등까지 어렵게 해 기본적인 생활권을 침해하는 수준"이라며 "사교육으로 인한 계층간 위화감 조성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려면 교원평가 제도 등 공교육 정상화 방안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며 "특수목적고가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되도록 특목고 제도와 대학입시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어학연수나 영어 사교육을 대체하려면 영어회화 교육을 초중등 교과 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이와 함께 사교육비에 대해서도 세원을 투명화해 지하경제화를 막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배기자 p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