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야만의 시대, 짐승의 질서 복원했사옵니다"
2월1일 용산참사추모제 -김경호 목사 기도문 전문... "당신의 이름으로 정의 세워주십시오" |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애닯아 서러워 가슴이 저며집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한 겨울 70세 노인이 길거리 한모퉁이에서라도 장사를 할 수 있게끔 해달라며 옥상에 올라가 하소연하다가 까만 숯덩이로 산화했고, 그 아들은 구속되었습니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이 억울한 한을 풀어 주옵소서. 수백억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지하벙터에 숨어 가난한 자, 힘없는 자들과 전쟁을 벌이는 이 현실, 서민들은 한 줌 숯덩어리가 되어도 반성은커녕 폭도라고 매도하는 이 억울함을 어디에다 호소해야 한단 말입니까?
하나님 유명을 달리하신 이상림, 양회성, 이성수, 윤용헌, 한 대성님이 다시는 차별대우없는 세상에서 부활하게 하옵소서. 그러나 남아 있는 우리들도 부활의 삶을 살게 하옵소서.
죽음은 우리가 숨 꼴깍 넘어갈 때만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 있어도 죽음의 세력에 굴복하며 살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불의한 지배자들은 죽음을 담보로 우리를 길들이려고 합니다.
엠비악법으로 각종악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법에 저항하려면, 죽어, 그러면 구속해, 그러면 해고해, 제명에 못살어, 오래 살려면 적당히 해. 이들은 죽음을 담보로 우리를 위협하며 비겁하게 굴종하며 살도록 협박합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는 ‘죽음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며 이미 죽음을 극복한 부활의 삶을 살았습니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부활의 삶을 살게 하여 주옵소서. 세상의 힘과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에게 우리의 목숨을 구걸하지 않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들 생명의 주인임을 고백하게 하옵소서.
저들은 잃어버린 10년 운운합니다. 그래서 지난 1년 동안 저들은 많은 것을 복원하였습니다. 국민을 대상으로 초전박살, 초동진압의 작전을 구사하는 군사주의를 복원하였습니다. 거짓말 밥먹듯 하며 국민의 관심사와는 동문서답하는 얼렁뚱땅을 복원하였습니다.
아무 저항없이 눕자행동하는 사람들을 짓밟아 방패로 찍어내고, 3만원, 5만원씩 포장하며 잡아들이며, 유모차 어머니를 범죄자로 조사합니다. 너무 쉽게 너무 가볍게 민주경찰 반납하고 폭력경찰로 복원하였습니다.
지나가는 개한테도 한겨울에는 물바가지를 끼얹지 않는 것이 인간의 도리인데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한겨울에 물대포 쏘아대며 폭행하는 오만방자함을 복원하였습니다.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그들을 폭도라고 매도하던 야만성을 복원하였습니다.
경제파탄난 대량실직으로 IMF 경제위기를 복원하였습니다. 너무나 빠른 시기에 그동안 이 민족이 피땀으로 쟁취한 민주주의 업적을 다 무로 돌려버렸고, 생각만 해도 몸서리 쳐지는 그 야만의 시대, 짐승의 질서를 복원하였습니다.
하나님 당신께서는 억울한 피의 호소를 들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반드시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 그 말씀을 이루어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우리가 잘살게 해준다는 달콤한 소리에 속아 부도덕해도 좋다, 도덕성이 무슨 상관이냐, 기본 인륜에 못 미쳐도 좋다며 모두 미쳐 돌아간 그 값을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맘몬에 무릎꿇은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제발 제발 주님의 이름만은 욕되게 하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자신의 사리사욕과 권력을 위해 하나님을 팔아먹고, 온갖 불의로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저 신성모독을 참지 말아 주옵소서.
정의의 하나님 우리가 잘못하여 우리의 현실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 할지라도 우리의 허물을 보지 마시고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의 정의를 세워 주옵소서.
오 하나님, 그리스도 이름이 한낱 짐승의 이름으로 비유되는 이 아픈 현실을 더 이상 참지 말아 주옵소서. 우리에게 비록 선한 것이 없을지라도 지금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받고 있다 할지라도 부디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당신의 정의가 지켜지게 하여 주옵소서.
온전히 당신의 말씀 안에 서지 못하는 우리들로 인하여 당신의 온전하심이 훼손받지 않게 하옵시고, 오로지 당신의 거룩하심이 순전히 지켜지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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