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남영역에 없는 것
출구가 하나뿐인 남영역
남영역은 남영동이 아니라 용산구 갈월동에 있다.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기차역이다. 1호선이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관리하고 있는 역이다.
남영역에는 출구가 하나뿐이다. 이런 전철역 흔치 않다.
장애인 승강기가 없는 전철역이 있다니?
요즘 전철역엔 장애인등 교통약자를 위한 승강기가 대부분 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장애인들의 투쟁 덕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승강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몸이 불편하거나 아이를 데리고 다니거나 다양한 시민들이다. 나도 몸이 안좋을 때나 급할 때는 승강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남영역에는 승강기가 없다. 그러면 장애인들은 전철을 이용할 수 없을까?
이른바 리프트라는 것이 있다. 장애인이 아니면 이 시설이 얼마나 불편하고 위험한지 모른다. 솔직히 나도 잘 몰랐다.
그렇다면 왜 남영역에는 승강기가 없을까? 승강기를 설치해 달라는 요구가 없었을까? 아니면 요구가 있었지만 코레일측은 설치할 생각이 없었을까?
늦었지만 이제라도 승강기를 설치해야 한다.
장애인이동권 보장 행사가 열렸다.
정의당 용산구 장애인위원회와 용산시민연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가 공동으로 지난 4월18일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위한 행사를 개최했다.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이 참석하기는 어려웠지만 장애인들과 지역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였다. 이촌역 국립중앙박물관 앞에서 남영역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경찰의 보호아래 9명씩 짝을 지어서 천천히 걸었다. 중간에 잠시 캠페인을 하기도 했다.
왜 이촌역에서 남영역까지 행진을 했을까? 이유는 이촌역과 남영역에 장애인 승강기가 없기 때문이다. 행사를 마치고 남영역에 장애인들이 들어갔다. 리프트가 천천히 내려오고 역무원이 나와 전철 플랫폼까지 조심스럽게 이동을 도와주었다. 정말 천천히 움직이는 리프트, 몇 명 안되는 장애인들이 승강장까지 이동하는데 무려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동에 불편함을 몰랐단 비장애인인 나는 이런 줄 몰랐다. 부끄러웠다.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고 있지 못한 현실을 더 깊이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다.
남영역에 어떻게 승강기를 설치하면 좋을까?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지만 대안을 생각해 본 것은 있다.
바로 남영역 남쪽에 출구를 내면서 승강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주민들도 교통약자인 장애인들도 좋지 않을까?
그러면 설치 비용은? 선거 때 마다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시구의원들은 남영역에 남쪽출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그동안 뭘했을까? 아무것도 안했다. 하는 척만 했다. 나쁜 사람들이다. 서울시와 용산구, 그리고 코레일일 비용을 분담하여 설치를 추진하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면 새로운 출구도 생겨 주민들도 편리하게 전철역으로 갈 수 있고 승강기가 설치되면 장애인 뿐 아니라, 노인분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이용하기 편리하지 않겠는가?
어렵지 않은 일 남영역 승강기 설치!
이미 용산에 위치한 국철 노선 서빙고역과 한남역에 승강기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자치단체와 코레일이 비용을 분담하여서. 남영역도 그렇게 하면 된다. 몇 차례 지역주민들이 용산구청에 남쪽 출구 설치 민원을 넣은 적이 있다.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장애인 단체, 시민단체,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면 충분히 코레일과 지방자치단체를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이제는 승강기 없는 전철역은 사라져야 한다.
“장애인이동권 보장하라!”
“서울시와 용산구와 코레일은 승강기 설치 예산을 편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