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시인의 좋은 시 '의자'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이정록 시인의 #의자라는 시를 읽으면서 #시골에서 농사 짓고 계신 #늙은 어머니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자이고 싶고 #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의자에 앉아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