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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막시무스>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 암태도 여행?

보리아빠 이원영 2026. 4. 22. 23:13

<후회-막시무스>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 암태도 여행?

암태도라는 섬이 있다. 목포 앞바다 신안군의 섬이다. 목포에서 바다를 본 적이 있다. 확 트인 바다가 아니다. 뭔가 가로막고 있다. 섬들이다. 신안군에는 암태도 외에도 여러 섬들이 쫙 펼쳐져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지금은 육지에서 다리가 놓여 있단다. 그래서 배가 아닌 차로도 섬에 갈 수 있다.

암태도 소작쟁의를 아시나요?

1923년에 암태도라는 섬에서 1천여 명의 농민들이 소작쟁의를 일으켰다. 문씨 등 대지주의 과한 소작인 수탈에 맞서 가열 찬 농사파업을 일으켰고 지주 편인 일본 경찰과도 싸워서 이긴 농민운동이다.
우리나라 노동운동, 농민운동 역사에 이런 일이 흔치 않다. 특히, 일제 강점기 수탈에 맞서 싸워 이긴 일은 거의 없기에 암태도 소작쟁의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람들이 잘 모른다. 배운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기 때문이다.

<암태도> 라는 소설이 있다.

송기숙 작가가 오래 전에 쓴 소설책이다. 암태도 소작쟁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헌 책을 구입해 읽었다. 잘 읽히지 않았다. 옛날에 출판되어서 글씨도 작고 인쇄도 뚜렷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열심히 읽었다. 소작쟁의에 참여한 암태도 농민들이 겪은 고통과 갈등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어떻게 해서 섬의 농민들이 어려운 조건에서 흔들림 없이 투쟁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수백 명의 사람들이 경찰에 잡혀간 농민 지도자를 구하기 위해 바리바리 싸들고 목포에 가서 아사투쟁을 하는 이야기는 놀랍기까지 했다.
몇 년 전이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이어서 신안군에서 100주년 기념 학술책자도 만들고 국회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하기도 했었다.
때마침 암태도 소설 책이 새로 출판되었다. 읽기 편하게 책이 잘 나와서 다시 한 번 책을 읽었다. 두 번 째 읽으니 더 생생하고 재밌고 가깝게 역사적 이야기가 내 속으로 훅 들어왔다.
이쯤이면 왜 내가 암태도에 가보고 싶어 하는 지 이해가 될 것이다.
중요한 농민운동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보면 뭐가 느껴질까 생각이 들수도 있지만 전국에 여러 곳을 다녀보니 그렇다. 왜 역사학자들이 전국을 누비고 다닐까?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글로 보는 것보다 백배 생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는 장소면 더 그럴 것이다.  

암태도에 좋은 숙소가 있을까?

5월에 갈 일이 생겼다. 올해 4월 초 내 생일에 누가 “선물로 뭐를 받고 싶냐”고 묻기에 암태도에 가고 싶다고 하니 같이 가겠단다. 그래서 암태도에 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날짜도 잡았고 숙소만 예약하면 된다. 대신에 암태도 가기 전에 소설을 꼭 읽어보길 권했다.
어쩌다 보니 암태도 출신을 두 명 안다. 암태도가 시댁인 사람도 한 명 안다. 그 중에 한명은 아무도 안사는 암태도 시골 옛집이 있어서 숙소로도 쓸 수 있다고 한다. 그곳을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에서 암태도 까지는 차로 4시간 넘게 달려가야 한다. 400 킬로미터나 되는 먼 길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가는 김에 몇 사람 같이 가는 것도 생각 중이다.

후회를 덜 하는 삶을 위해서는

살면서 가고 싶어도 하고 싶어도 못하고 안한 일이 참 많아 후회가 많이 된다. 성공한 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나 돈 많은 부자나 가난한 이나 죽을 때 뭘 해서 후회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다들 하지 않은 것들을 똑같이 후회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것들은 하면서 살면 좋겠다.  
엄혹한 일제시대, 가난한 소작인들이 단결해 투쟁한 현장, 그것도 승리한 역사를 보고 나면 내 삶에 희망의 식량을 비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우리나라는 슬픈 역사의 현장이 대부분이라 더 그런지도 모른다.
화물연대 노동자가 진주에서 원청 교섭 요구 투쟁을 하다가 차에 깔려 숨지는 일이 엊그제 발생했다.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라는 노동부의 논평을 보면서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 노동부 장관으로 있어도 변화는 쉽지 않다는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이 다시금 밀려왔다.
권력을 누가 쥐는가는 그래서 중요하다. 시장권력이 모든 것을 휘두르고 있는데 장관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고 뭐가 달라졌을까?

오늘도 동물권행동 카라 아름품 농성장에서 넋두리 같은 이 후회 막시무스 글을 쓴다. 어리숙한 노동조합 활동가로 매일 매일이 투쟁 현장이고, 잘 풀리지 않는 과제가 우리 앞에 계속 펼쳐진다.

6.3 지방선거가 40일 남았다. 2010년부터 4번을 용산구의원 출마하고 대선, 총선 등을 사이사이 겪으면서 선거 때마다 선거운동에 뛰어들어 정신없이 무척 바빴는데 올해는 상대적으로 매우 한가한 느낌이다. 진보정당이 위축되고 이 모양이어서 덜 바쁜 것을 좋아할 수는 없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내란 정당이자 극우세력인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맥도 못 추고 대패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변화가 시민들의 역동적인 힘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답답시러워도 우리에게 희망은 차고도 넘친다.

(2026년 4월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