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희망이다/교육이야기

‘고3담임 8년’ 교사 결국 과로사

보리아빠 이원영 2008. 4. 1. 23:55

"몇년전에도 일산의 고등학교 교사 한 분이 돌아가셨죠

학생들은 3년간 고등학생으로 고생하지요.

고등학교 교사들은 수십년간을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고생하지요.

이게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강제로 자율학습 많이 하는 나라, 학생들은 성적으로 자살하고

교사는 과로로 사망하고 뭔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3담임 8년’ 교사 결국 과로사

8년여동안 고3 담임을 해온 교사가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청주 충북고교 백종덕 교사(47·수학)는 지난 28일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밤 11시쯤 동료교사의 차를 타고 청주 분평동 집으로 갔다. 귀가후 30여분이 지나 백 교사는 가슴통증과 두통을 호소했고 가족들은 119구급대를 불러 백 교사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심근경색으로 숨지고 말았다.

1987년 교단에 선 백 교사는 최근 8년동안 충북고-충주 예성여고-청주여고-충북고를 거치면서 고3 담임을 맡았다. 이달초 충북고로 부임하기전 청주여고에선 5년동안 고3 담임을 맡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백 교사는 숨진 이날도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빡빡하게 짜여진 수업과 업무를 처리하고 밤 11시까지 계속된 야간자율학습을 지켜보며 수험생들을 지도했다.

충북고 윤화용 교감은 "이달초 충북고로 부임해 와 3학년12반 담임을 맡은 백 교사는 한달 가까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율학습이 끝난 뒤에도 남아있는 학생들을 끝까지 지켜주던 분이었다"며 "그런 열정이 오히려 화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여고 송성호 교감도 "3학년 부장교사 근무기간을 포함해 청주여고에서 재직한 5년동안 단 한 차례도 병가를 낸 적이 없었던 분"이라며 "주어진 책임은 어떻게든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어서 동료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고 회고했다.

송 교감은 또 "고3학생과 담임교사를 신체적, 정신적 한계까지 내몰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이 젊은 교사를 지로 몰아넣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백 교사는 부인과 두 딸(고2·중1)을 두었지만 연금이 주어지지 않는다. 연금법 개정(2000년) 당시 근무연수가 20년이 안돼 2009년 11월이 돼야 연금개시가 되기 때문이다. 충북고는 고 백 교사를 순직처리하기 위해 신청서를 도교육청에 제출할 계획이다.

< 청주/김영이기자 ky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