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 FDA, 땅콩버터 파문으로 최대 위기>

보리아빠 이원영 2009. 2. 4. 10:59

< FDA, 땅콩버터 파문으로 최대 위기>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땅콩버터 제품의 살모넬라균 감염 파동과 관련해 미국의 식품의약청(FDA)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일 FDA 기능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NBC방송 `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FDA가 내가 예상했던 것만큼 신속하게 이번 일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면서 "FDA 활동에 대해 완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둘째 딸 사샤가 일주일에 3번쯤 점심 식사때 먹는 게 땅콩버터라는 사실까지 거론해 먹거리 위생에 대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이번 파문에 대한 분노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중인 땅콩버터 파문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끝나는 대로 FDA의 조직개편 등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의회도 상원 농무위가 5일, 하원 상무위원회는 11일 각기 살모넬라균 대량 오염사태의 진원지인 PCA 사장 및 FDA와 조지아주 농무국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어 식품위생과정에 대한 감시감독 체계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어서 FDA 개편론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땅콩버터 제품을 먹고 최소 8명이 숨지고, 43개주에서 500여명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사태가 확산된 1차적 책임은 조지아주 블레이클리에 있는 PCA 공장이 오염 사실을 숨기고 엉망상태의 위생수준을 유지한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PCA의 블레이클리 공장이 2007년부터 2년 동안 최소 12회의 살모넬라 오염 사고가 발생했으나 이를 숨겨왔는데도 이를 적발하지 못한데는 식품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주정부 농무국과 FDA의 책임 또한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FDA는 미국 전역에 17개 지역 분소를 운영중이지만 14개 분소가 주정부 위생검사 지침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PCA 공장에 대한 FDA 자체 검사는 2001년 이후 한번도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FDA 대신 일선에서 위생검사를 하는 조지아 농무국도 60여명의 조사원들이 1만6천여개 식품관련 업체들을 담당할 정도여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실정이다.

특히 2009 회계연도의 경우 FDA와 각 주정부는 모두 2만2천여건의 식품안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해야 하지만 이중 절반은 주정부 조사원들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2의 PCA 파문은 언제든지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FDA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조직 재점검이 진행될 경우 223개 현장 사무소와 13개 실험실 등 방대한 조직과 인력을 갖춘 조직이 식품안전상의 허점을 노정한 구조적 요인에 대한 진단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FDA는 특히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행정전반에 걸친 반규제 정책속에서 지난 2003-2006년 사이에 검사조직이 대폭 축소되고, 검사 인력도 최대 32%까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FDA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현재와 같은 인력 및 예산부족 현상이 계속될 경우 미국 소비자들을 위기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할 정도였던 만큼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FDA의 양대 기능인 식품과 의약을 이원화하자는 의견 등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은 빠르면 금주중 신임 FDA 국장을 임명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