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

서울 ‘도시텃밭’ 인기 “3초만에 분양 끝”

보리아빠 이원영 2011. 3. 21. 12:20

용산에서도 도시농부학교를 3월30일 부터 시작합니다.

 

서울 ‘도시텃밭’ 인기 “3초만에 분양 끝”

ㆍ서울시·자치구 시민 분양
ㆍ1만여 계좌 순식간에 마감

지난해 봄 경기도 남양주시의 ‘하이서울 친환경 농장’에서 시민들이 농작물을 가꾸고 있다. 서울시 제공
현영표씨(67)는 봄이 오면 매주 목요일이면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텃밭으로 간다.

서울시가 마련한 텃밭이다. 현씨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농사를 한 지 벌써 5년째다. 철마다 제철 채소를 기르다 보면 계절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같이 농사를 시작한 친구 20명과 ‘일농회’라는 모임도 꾸렸다.

현씨 텃밭에는 봄이면 상추와 쑥갓이 자란다. 이들을 따서 다 먹고 나면 감자·풋고추·들깨·고구마를 재배한다. 여름 내 이 채소들을 먹고 가을이 되면 본격적인 김장 준비에 나서기 위해 배추·무·갓 등을 심는다. 현씨는 “무공해로 직접 기른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자녀 등 가족들과 먹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은퇴 후 친구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농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텃밭 경쟁을 뚫어라 = 이처럼 도시민들이 농작물을 직접 키우는 도시농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가 치솟아 지갑은 얇아졌고 안전한 먹을거리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다.

서울시와 자치구 등이 마련한 1만여개의 텃밭은 순식간에 마감 행렬을 이뤘다. 농사를 배우기 위한 도시농사꾼 학교도 잇따라 개설 중이다. 일부 학교에는 대기업 임원들까지 학생으로 등록했다.

20일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구는 이달 초 오금동 ‘솔이텃밭’ 분양을 시작했다. 구내 살고 있는 가족이나 학교 등 단체가 신청하면 16.5㎡의 땅을 연간 6만원에 쓸 수 있다. 당시 총 250계좌를 분양했는데 3초 만에 마감됐다.

강동구 역시 둔촌·강일·고덕·암사동에 주민 분양용으로 텃밭 830계좌를 준비했지만 지난 8일 1시간 만에 마감됐다.

500계좌의 텃밭을 마련한 강서구도 지난 9일 첫날 신청자가 마감됐다.

구로구도 궁동과 항동에 마련된 471계좌 분양에 2000여명이 접수해 추첨 경쟁률이 4 대 1이 넘는다.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운영 중인 시내 텃밭 외에 경기 남양주시·양평군·광주군 등 팔당상수원 내 13개 농장을 개발, 7000계좌의 ‘하이서울 친환경 농장’을 운영 중이다. 규모만 11만5500㎡에 이른다. 이용자는 1계좌당 16.5㎡를 경작할 수 있으며 시가 비용 절반을 부담해 연간 2만5000원만 내면 된다. 지난 2월 선착순으로 분양을 시작했는데 2개 농장은 3분 만에, 8곳은 당일 마감됐다.

송임봉 서울시 도시영농팀장은 “텃밭이 시민 여가 선용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상수원 지역의 환경보호 역할도 하고 있다”며 “2000년 첫 도입 후 해마다 면적을 늘려가고 있지만 신청자 수는 따라잡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농사도 공부한다 = 흙을 다룰 줄 모르는 도시민을 위한 농사 강좌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강좌에서는 텃밭은 물론 상자·자루·화분 등을 이용해 옥상·마당·베란다 등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사)도시농업포럼은 도시농사꾼학교에서 농사 기술과 텃밭·정원에 관한 인문학을 강의한다. 이달 중 신청을 받아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말까지 총 13회 진행된다.

이곳에선 텃밭에서 기를 수 있는 채소들의 생리, 씨앗 준비, 영농일지 작성법, 병충해 방제, 퇴비 만들기 등 농사꾼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지식을 먼저 배운다. 또 베란다에서 키우는 채소·난초, 도시 텃밭이 도시 미관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공부할 수 있다. 특히 구학서 신세계회장과 신필열 전 삼성라이온스 사장 등 재계 인사들도 등록했다.

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도 지역별로 실습할 수 있는 텃밭을 두고 도심 농사꾼이 되려는 주민들에게 정보를 제공 중이다. 마포·용산·은평·서대문·강동·송파·도봉구의 지역별 도시농업네트워크마다 도시농업 강좌를 개설했거나 준비 중이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도시텃밭 강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송파구는 서울그린트러스트와 연계해 초보 농사꾼을 돕고 있다. 월별로 각 시기와 맞는 주제로 진행된다. 어린이에게 친환경 농사법을 가르치면서 환경을 보호하는 교육도 병행한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입력 : 2011-03-20 20:57:47수정 : 2011-03-21 10:5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