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생협이야기-9] 올해 가기 전에 조합원 800명 넘을까요?
5월초까지 생협이야기를 연재하다가 한참을 못했네요...아홉번째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12월19일 대통령선거 투표일 날, 용문동 동사무소 앞에서 투표하고 나오는 주민들에게 용산생협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으니 어떤 사람이 나와서 까칠하게 한마디를 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아, 예! 선거와 상관없는 생협 홍보물입니다. 선관위에 문의해보세요” 정중하게 응대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2시까지 세시간 정도 생협 이사들은 투표장소 앞에서 생협 홍보물을 배포했다. 그 날로 생협 매장에 들러 한사람이 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추운데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2012년 2월11일 열린 용산생협 창립총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연말을 맞이하여 조합가입 이벤트를 시작했다. 12월 현재 조합원수는 750명이 넘었다. 대단한 성과이다.
생협 이사들이 모여 올해 조합원 가입 목표를 800명으로 잡았다.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올해 여성민우회 생협 연합회에 가입한 영등포 서로살림생협에서 어떻게 용산생협 회원이 많이 늘었냐고 물었다.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동네의 특징도 있지만 홍보를 열심히 해서’라고 답해주었다. 생협을 창립한 올해 초부터 용산지역에 여러차례 홍보를 벌였다. 가가호호 우편물함에 홍보물 꽂기, 지하철역 홍보물 배포, 아파트 단지 홍보물 부착 등 세네차례 생협 이사와 조합원들이 아낌없는 수고를 해주었다. 앞으로도 정기적인 홍보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돌아보면 용산생협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해를 잘 보냈다. 매장 매출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고 새로 가입한 조합원과 생협과의 관계도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
여섯 번 열린 녹색장터
매달 한번씩 셋째주 토요일 오후에 효창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녹색장터도 재미있었다.
홍보도 부족하고 참석인원도 많지 않아 시끌벅적한 장터는 아니었지만 매번 60-100여명 정도는 꾸준하게 장터를 방문했다. 뜨거운 여름 장터(7월)와 비 바람 몰아쳤던 가을 장터(10월)는 준비한 사람들의 끈끈한 정을 나누는 자리로 승화시켰었다.
금요일 오후 천막과 책상을 효창동사무소에서 빌려다가 당일 설치하고 끝나고 나서는 철거했다가 다음 주 월요일 오전에 다시 동사무소에 반납하는 일은 진땀 날 정도로 고되기도 했다. 그래도 여럿이 함께 하니까 견딜만 했다. 여름이 지나고 나서는 조합원들이 녹색장터에 책과 옷을 기증해주어서 사고 파는 재미가 쏠쏠했다.
올해 여섯 차례 개최한 녹색장터는 정기적인 개최에 의미가 있었다면 내년 녹색장터는 더 풍성하고 의미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조합원 소통의 자리, 마을모임
매월 30일 생협 마을모임이 열렸다. 약간의 날짜 변경이 있기는 했지만 매월 열렸고 10월 이후부터는 후암동 해방촌 마을 모임도 열렸다. 채식에 대한 교육, 마을 협동조합에 대한 수다로 시작해 고구마요리, 굴비 요리 밥상모임까지 다양한 주제로 마을 모임이 진행되었다. 참석한 사람은 많아야 열명 남짓, 적을 때는 대여섯명이었다. 다른 생협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을모임은 두세명 모여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올해 목표가 다섯 동네에서 마을 모임을 하는 것이었는데 아쉬움도 남는다.
두 번의 협동조합 교육과 조합원 교육
이사진들도 아직 협동조합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용산생협의 현실이다. 올해 12월부터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었다. 두차례 협동조합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는데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과 먹거리를 주제로 조합원 교육도 오전 시간에 진행했었는데 의외로 여성조합원들이 직장생활을 많이 하는 것을 전화를 돌리면서 확인했다. 토요일 오후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샌드위치 만들기는 호응이 꽤 좋았다.
아직은 적자인 생협 운영
올해 창립총회 때도 조합원들에게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생협 가운데 설립한 첫해부터 손해를 안보는, 즉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곳은 거의 없다. 용산생협도 그걸 예상하고 출발했다. 올해까지는 적자구조이다. 손익분기점을 조합원이 1300명 정도 되는 시점이라고 잡고 있다. 내년 상반기 까지는 적자일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내년에는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결산서를 만들어야 한다.
이사진들이 하반기에 들어서 어떻게 하면 적자를 줄일까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결론은 조합원을 늘려 매출을 확대하는 것. 그 전에는 지출을 줄이자는 제안에 동의를 했다. 상근 인원을 줄이는 것이 제일 확실한 방법이다. 이사들이 받는 월 10만원 활동비도 내년부터는 없앨 예정이다.
마을공동체 우수사례로 뽑힌 용산생협
박원순 시장이 중점적으로 하는 서울시 사업 가운데 하나가 ‘마을공동체만들기’이다. 용산에서도 동자동사랑방, 용산자활센터, 장애인단체 프렌드케어, 용산연대, 용산도시농업공원추진위, 마을공방, 작은도서관 고래이야기 등이 격주 단위로 모여 용산마을공동체모임을 하고 있다. 기쁜 소식이 있다. 용산생협이 용산의 공동체만들기 우수사례로 추천되었다. 약간의 상금도 있다니 더욱 기쁘다.
횡성 여성농민 공동체와 교류도
여러 곳에 회자되는 용산생협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강원도 횡성 여성농민들과의 교류이다. 얼굴있는 밥상모임에서 시작해 횡성 오산공동체와 자매결연도 했고 작년 겨울부터 체험 방문도 시도했다. 녹색장터에 농산물과 횡성한우 직거래 장터도 열었다. 12월 15일에는 ‘메주만들기 체험’도 버스 한 대를 빌려 다녀왔다. 지속적인 교류와 만남을 통해 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가 서로 공감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2012년 용산생협은 출발의 해였다. 2013년 내년 과제는 과연 무엇일까?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조합원 교육, 조합원 모임 활성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물론, 조합원 확대와 매출 확대를 통한 재정 안정화가 제일 중요하다.
내년 1월에는 조합원보고대회 및 대의원 선출대회가 계획되어 있고 2월에는 생협 대의원대회가 열린다. 전반적인 조합 운영보고와 토론이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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