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새해 첫날인 1일 보육원 등 아동양육시설 올해 한끼 급식비를 1,420원에서 1,520원으로 100원 인상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통과시킨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시설과 시민단체들은 아동양육시설 급식비를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한 저소득 아동 한끼 급식비인 3,500원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200원만 올린 예산안을 편성했고 기획재정부는 절반을 깎았다. 시설 아동 1만 6,000여 명에게 한끼 3,500원짜리 밥을 주기 위해서는 300여억 원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아동 급식비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지원되지만 아동양육시설 아동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최저 생계비 기준을 적용받는 시설 수급자로 분류돼 지원된다.
아름다운재단은 2일 성명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인상률을 감안한다면 100원 인상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복지 100조 원 시대가 열렸다지만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은 3,500원짜리 밥 먹을 권리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불평등한 식비가 수십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가 시설 아동을 '시설 수급자'로 분류해놓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기계적 구분으로 아동은 물론 장애인, 노인 등 시설 생활자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구토방지 분유와 잘 짜여진 식단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1,520원이라는 밥값은 단순히 먹을 권리를 떠나 아이들의 건강권, 심지어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것"이라고 고 비판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내년까지 시설 아동 식비를 현실화하기 위한 '나는 반대합니다 시즌2'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참가는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 등에서 가능하다.
시민 기금을 모아 올해 2개 기관 아동 130여 명에게 적정 급식비를 지원한 후 지원 전후 영양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이를 토대로 국회청원 등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