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나도 임계장이 곧 있으면 된다. 노인노동에 대한 생각?

보리아빠 이원영 2020. 5. 8. 14:49

나도 임계장이 곧 있으면 된다.

노인노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요즘!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옛날 가수 서유석님의 가사가 문득 떠오른다.

15년 후면 나도 노인 반열에 든다.

이상하게도 나는 빨리 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자주 했었다.

명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는 노인이 되어도 일하고 싶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벌어놓은 돈도 없고 앞으로 저축할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불규칙한 저임금 직장생활의 연속이라 노후에 받을 연금이라고 해봐야 용돈 수준도 안된다.

무엇보다 몸이 건강하여 노동을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취업률은 세계 1위라고 한다.

65세 이상 남성 노인의 경우 50% 가까이 노동을 한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왜 그럴까?

일하고 싶은 사람이 많아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의 세 배이다.

노인 복지 수준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다.

빈곤율만 가지고 모든 것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매우 안타깝다.

그래서인지 행복한 노인이 드물고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OECD 평균의 세 배라고 한다.

 

최근에 지역 노동 사업에 대해 고민하면서 아파트 경비노동자를 만나는 활동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배울 것도 많고 느끼는 점도 많았다. 이미 알고 있던 대로 연세가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10년 후 노인이 되면 할 수 있는 일(노동)이 뭐가 있을까? 상상해 본다.

우리나라에서 노인노동 비율이 높은 직업군을 꼽으라면 농업과 경비노동이다.

특히 경비노동자의 특징은 평균 연령이 65.5세라는 점이다.

물론 경비노동이 노인들의 일, 육체적으로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서인지 노동시간도 적지 않고 월급 등 노동 조건도 최악이다.

요즘 언론에 아파트 경비노동자에 대한 갑질 사건이 가끔 보도된다.

잘 사는 동네의 비싼 아파트 일수록 심하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었다.

왜 주거지(아파트)의 안전과 위험을 책임지는 경비노동자를 무시하는 것일까?

조금 더 알게 되면 과거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애정이 생긴다.

 

엊그제 아파트경비노동자 관련 교육을 받았다.

전국의 노동복지센터에서 함께 아파트경비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함께 벌이고 있다. 2019년에는 대규모 실태조사를 했고 지역별 모임도 진행하고 있고 경비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권리선언 서명도 추진하고 있다.

용산에서도 늦었지만 아파트경비노동자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모임을 시작할 예정이다.

 

노동이 존중 받지 못하는 나라에 살면서 노인노동을 이야기하려니 마음이 더 아프다.

나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경비노동자, 이 분들의 삶이 더 나아지는 그런 노동존중 사회는 과연 가능할까? 고구마 먹고 갈증 나는 것처럼 답답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더 잘 알기 위해 최근에 발간된 임계장이야기라는 책을 사서 읽어봐야겠다.

 

나의 부모와 이웃, 혹은 나일지 모를 '임계장 이야기'

https://news.v.daum.net/v/20200507213414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