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우리 곁에 아파트 경비노동자

보리아빠 이원영 2020. 10. 14. 23:18
“5년 동안 일해서 겨우 빚을 다 갚았어요!
요즘에 치과 치료하느라고, 어렵게 벌어서 목돈이 다 나갔죠.
그나마 이런 일이라도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분리수거하는 날이라 아침부터 정신없네요.”
오늘 만난 아파트 경비노동자의 말입니다.

65세 이상 남성노동자들이 많이 일하는 직종은?
바로 경비노동입니다.
용산에도 약 500여명의 아파트경비노동자들이 대부분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최저임금이고 3개월, 6개월, 길어야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고용불안에 시달립니다.
부당한 대우가 혹시 발생해도 참고 일해야 합니다.
작년부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의 경비노동자들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용산에서도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요청으로 용산시민연대 차원에서 아파트경비원분들에게 소식지, 마스크 배포 등을 진행하고 지역별 월1회 모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2월부터 여러 차례 용산구 아파트 전체를 돌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이런 저런 애환을 많이 들었습니다.
또 몇 달 사이에 이런 저런 이유로 해고(갑자기 또는 계약만료)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도와드릴 방법이 없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잘 몰랐는데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습니다.
저도 나도 나이가 들어 기회가 된다면 아파트 경비원 일을 할지도 모릅니다.
존중받으면서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는 노동 조건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작은 문제들도 해결은 참 어렵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고 쾌적해서 아파트를 돌며 활동하기 좋네요.

혹시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
아파트 경비노동자분들에게 친절한 인사와 그 분들의 노동환경에 관심을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