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막시무스> 지금 나는 누구인가? 오만가지 생각에 빠지다.
걱정 많은 날들이다.
오늘 새벽 6시에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부재중 전화가 두 개. 일어나서 전화를 드렸더니 안 받는다. 아침에 한 번 더, 점심 때 한 번 더 했다. 전화를 안 받으니 잡생각이 스친다. 사람은 하루에 4만8천 가지 생각을 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만가지 생각이라고 했던가?
저녁 때 다행히 통화가 되었다. 무슨 일이 있냐고 했더니 이번 주 토요일에 내가 병원모시고 가는 당번이라 확인 차 전화하셨단다. 별일 없으니 그 때 보자고 건조하게 전화를 끊으셨다. 이번 주말에 양평엘 간다. 병원 다녀와서는 지난번에 다 못한 비닐 하우스 정리 작업을 해야 한다.
오늘은 내일 있을 도봉구 환경 해고노동자 복직촉구대회를 준비하면서 비올 것에 대한 걱정을 했다. 내일 하루 종일 평상시 봄비 보다는 강수량이 많을 예정이란다. 비 맞으며 집회 해본 게 한두 번이 아닌데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매일 매일 걱정 속에 살아간다. 그 걱정 덕에 지금까지 밥 먹고 사람 만나고 좋은 일 하면서 살고 있는 게다.
요즘 제일 큰 걱정은 뭐니 뭐니 해도 전쟁
매일 뉴스 보기가 싫다. 트럼프 때문이다. 이란과 전쟁을 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지껄여 댄다. 그런 대통령을 뽑은 미국에게 뭐라 하기 어려운 게 우리도 윤석열을 선출한 나라 아니던가? 그래도 영향 자체가 다르다. 세계 최강국의, 최고 또라이가 미국 대통령이라 사람이 죽던 말든, 세계 경제가 휘청이던 말던 깡패 짓을 멈추지 않고 있으니.
미국에서 지난 주 800만 명, 900만 명이 반전, 반트럼프 집회에 참여했단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커지고 있단다. 문제는 트럼프는 그건 걸 거의 개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때론 우리가 참 좋은 제도라고 믿고 있는 민주주의 선거제도가 무기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트럼프를 통해 전 세계가 깨우치고 있다. 엄청난 세계 전쟁을 겪고 세계 평화를 위해 설립한 유엔도 무기력하고 국제적인 전쟁범죄 등을 처벌하라고 만든 국제전범재판소도 있으나 마나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
나는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가치는 크게 행동은 단순하고 세밀하게 하는 게 지혜롭다는 생각 때문이다.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크지 않다. 작은 일도 소중하게 여기면 아름답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소소한 노조일과 그 밖의 활동이 세상을 바꾸는 귀한 일이라고 여기며 부지런히 움직이려 한다.
요즘에 내가 잠결에 듣는 유튜브가 있는데 바로 톨스토이의 <두 노인 이야기>이다. 러시아 시골에 사는 두 노인이 평생 꿈이었던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떠나는 이야기이다. 참 듣고 들어도 잠이 잘 오고 지루하지 않다. 또 하나는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다. 누가 읽어주는 어린왕자 이야기는 참 감미롭다. 보통 이야기를 듣다가 5분 안에 잠이 든다. 반복되는 자장가랄까?
나에게 참 좋은 자장가를 쓴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가 한 말 중에 참 멋진 말이 있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 현재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지금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라는 말인 듯하다.
과연 우리는 가장 옆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고 있는가? 전혀 안 그런 듯하다. 오히려 친해지고 가족 같은 사이가 되면 막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뇌과학자는 그 이유를 재밌게 설명한다. 사이가 가까울수록 뇌가 남이 아닌 나로 인식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일수록 짜증과 화를 가장 많이 낸다고, 내 몸처럼 안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 그러려니 인정하지 못한다고 한다.
시간을 가장 잘 쓰는 법
결국 지금 충실하게 사는 삶이 최고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우리가 만나는 시간은 항상 지금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행복해야 한다.
오만가지 잡생각에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그런 습관을 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우리는 그런 사회에서 성장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현재에 충실한 삶, 현재가 행복한 삶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매일 매일 배우며 자랐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시간을 재미있는 일로 배치하는 습관을 들이자.
첫째는 흥미롭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둘째는 내가 좋아하는 일, 즐거워하는 일을 일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약속처럼 잡아 놓기. 셋째는 만나는 사람이 중요하다. 즐거운 이야기를 기분 좋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나는 책 읽고 영화 보는 것, 등산, 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능한 하루에 10분이라도 책을 읽고 일주일에 한편이라도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한 달에 한 번 이상 여행을 해보려고 한다. 3월에는 수원화성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4월에는 제천에 1박2일로 다녀올 예정이다.
일중독도 직업병이어서 잘 못했으나?
물론 조건이 좋아졌다. 노동조합 일이 아무리 바빠도 휴일이 있다. 격주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야하지만 이 조차도 내게는 여유로운 일이다. 그리고 다행히 외대민주동문회 여행 프로그램이 참 좋다. 800명 회원 확대에 부응해 다들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의 교육, 연수 행사가 내가 좋아하는 유익한 것들이 자주 있다.
나는 못 갔지만 지난주에는 제주4.3민중항쟁 관련 행사가 제주에 있어서 여러 간부들이 제주도를 다녀왔다. 5월에는 5.18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나는 카라 농성장이다. 벌써 농성 157일이다. 끝이 오리무중인 고된 농성이다. 일처럼 생각하면 번거롭지만 그것도 여유로운 시간이라고 느낄 수 있다.
최근에 내 이름과 같은 장원영이라는 아이돌 가수가 하도 낙천적이라서 ‘원영스럽다’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낙천적인 것으로 따지자면 나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어서 그 말이 반갑기도 했다.
사실 낙관적으로 사는 사람은 흔치 않다. 걱정을 많이 해야 생존에 유리했던 동물적인 삶이 우리 몸의 유전자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이성으로 비관하고 의지로 낙관하라”는 말이 있겠는가?
전쟁을 포함해 줄줄이 빵빵 터지는 사회문제, 일상이 되어버린 노동현장 투쟁과 집회 등 이성적으로는 낙관하기 쉽지 않은 일들이 많다. 하지만 ‘원영스럽게’ 의지로 낙관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성격의 글쓰기, 기록도 내게는 큰 위안이 되고 재충전의 힘이 된다.
(26년 4월8일)




'마음밭갈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7차 카라 전진경 대표 사퇴 촉구 시민집회🔥 한 달 만에 열리는 집회입니다. (0) | 2026.04.18 |
|---|---|
| 내일 카라 투쟁을 지지하는 경향신문 전면광고가 실립니다. 널리 공유 부탁드립니다. (1) | 2026.04.15 |
| <후회 막시무스> 벚꽃이 눈처럼 내리는 날, 결혼이란? (2) | 2026.04.06 |
| 📢 [카라 시민집회 일정 변경 안내] (0) | 2026.04.05 |
| <감사인사!> 동물권행동 카라 정상화를 위한 신문광고비 모금 목표액 달성! (0) | 2026.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