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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 모교지원’ 교과부장관 책임져야 할 5가지 이유

보리아빠 이원영 2008. 5. 27. 15:25

‘나랏돈 모교지원’ 교과부장관 책임져야 할 5가지 이유

장·차관을 포함한 교육과학기술부 간부들이 모교에 나랏돈을 지원한 것에 이어 자녀학교까지 찾아 국비를 지원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김도연 장관 책임론이 본격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이 모교에 대한 나랏돈 지원을 ▲직접 지시한 것에 이어 ▲안이한 대응 ▲자녀 학교 방문 은폐 의혹 ▲책임 회피 ▲리더십 부재 등이 거론되면서 파문의 칼날이 김 장관을 향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실·국장들의 학교 방문 행사는 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과부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내려보낸 '학교 현장 방문 독려' 공문에는 '스승의 날을 맞아 5월 6일부터 16일까지 교과부 전 직원이 모교, 자녀학교를 중심으로 방문학교를 선택해 은사 방문, 1일 교사체험, 교육정책에 대한 일선학교 반응 청취 등을 하도록 한다'고 돼 있다. 특히 직원들의 참여가 부족하자 김 장관은 5월 초 실·국장회의를 통해 실·국장들의 '의무적' 참여를 독려하고, 특별교부금을 지원하자는 한 국장의 제안을 수용, 그대로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문화일보가 처음 보도한 뒤 김 장관의 안이한 대응도 문제다. 김 장관은 파문이 일자 23일 한장짜리 보도 자료를 내고 "지원은 과거부터 관행적으로 실시된 것"이라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뒤 이를 질타하는 여론이 확산되자 다음날인 24일 긴급대책회의를 통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히는 등 오락가락하는 대응으로 스스로 화를 키웠다.

26일 김 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모교가 아닌 자녀학교를 방문한 간부가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 또는 은폐해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김 장관은 이미 지난 23일 모교가 아닌 자녀학교를 방문한 간부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김 장관은 이날 유감 표명만 한 뒤, 24일 대국민 사과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밝히지 않다 파문이 지속되자 뒤늦게 이를 공개했다. 김 장관이 실·국장 등 전 직원에게 현장 방문을 다녀오라고 지시하고도 지시에 따른 간부를 인사조치한 것에 대해서도 책임 회피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자신이 지시한 뒤 파문이 일자 일부 간부 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것은 장관의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 이후 김 장관의 조직 장악력 및 리더십 부재에 대한 논란도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분야의 행정적 경험이 전무해 교과부 중심의 교육정책 대신 영어교육·학교자율화 등 청와대가 주도하는 교육 정책에 끌려다니다시피 했던 김 장관은 일부 간부가 자녀학교를 방문한 사실도 파문이 인 뒤에 비로소 보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