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희망이다/학교급식

[기고글]위탁업자 위한 급식법 개악, 학생들에게 재앙

보리아빠 이원영 2008. 9. 22. 14:59

위탁업자 위한 급식법 개악, 학생들에게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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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지난 9월 11일일(목) 오후 3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교육과학기술위원회) 주최로 "학교급식법 이대로 좋은가"라는 공청회가 열렸다. 주제는 학교 급식의 문제 개선이었지만 내용은 학교급식 직영전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였다.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의 주최로 열린 '학교급식법 이대로 좋은가?'라는 공청회에서 위탁 급식에 반대하는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이 적힌 종이를 펼쳐 보이고 있다. 유영민 기자

 
특히, 첫번째 발제자인 정명옥 영양교사(안양 삼성초)를 제외하고 토론자 가운데 지난 수년간 학교급식 개선에 노력해온 시민단체 관계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토론자들의 발표 내용도 교육과학기술부 과장을 빼고는 대부분 현재의 직영급식 원칙을 규정한 학교급식법을 비판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이 때문에 공청회 중간 중간에 객석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공청회가 끝날 무렵에는 고성이 오가며 장내가 무척 소란스러웠다.
 
지난 2006년 6월, 3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위탁급식학교에서 식중독에 걸려 병원에 실려갔다. 교육부 장관은 국민들에게 사죄를 했고 국회의원들은 고심 끝에 학교급식법을 전면 개정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개정한 주요 내용 가운데는 학교급식의 직영원칙 규정도 포함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년간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비율은 직영의 5.3배였고 지난해 수입산 쇠고기 사용비율도 위탁급식은 89.6%로 직영급식 4.7%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런 학생건강과 직결된 객관적인 사실조차도 위탁을 옹호하는 이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공청회 전날인 10일(수)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조전혁 의원은 학생 건강을 외면하고 위탁급식을 허용하려는 학교급식법 개악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학교급식인천시민모임도 8일 (월) 조전혁 의원 인천남동구 지역 사무실 앞에서 학교급식법 개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전혁 의원 측은 이번 공청회는 단순한 의견수렴 절차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학교급식법 개악을 시도할 경우 강력하게 법 개악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급식을 교육논리로 볼 것이냐, 시장논리로 볼 것이냐가 직영이냐 위탁이냐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학생건강과 대다수 학부모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위탁업자의 이익을 위해 학교급식의 직영원칙을 훼손하려 한다면 이는 우리 아이들에게 또 한번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임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주간교육희망(08년 9월22일자)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