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의 기여입학제 속내는?
정운찬총리가 이른바 삼불정책과 관련해 소신을 밝혔다.
과거의 개인적인 소신이야 그렇다치고 대통령 다음가는 총리라는 자리에서 대입정책과 관련해 언급한 것이라 귀를 바짝 세우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비교할 데가 없는 입시공화국이다. 입시 때문에 초중고 학생들의 행복할 권리가 무참하게 짓밟히고 학부모들의 자녀 양육의 기쁨이 송두리째 저당 잡혀야 하는 현실을 그 누가 남의 나라 일 이라고 말할 수 것인가?
그만큼 대입제도의 개선이 없이는 초중고 공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3불 정책은 그나마 대학입시와 관련하여 최소한의 교통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는 정책이다. 이조차 흔들리면 공교육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3불정책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3불 정책은 기여입학제 금지, 고교등급제 금지, 본고사 금지이다.
따라서 정치인들이나 교육당국 관료들은 내심이야 어떻든 국민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점 때문에 3불 정책에 대해서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사립대학들을 중심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내세우면서 3불 정책에 균열을 내려고 많은 호시탐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운찬 총리의 발언을 살펴보자. 언론에 보도된 말 꼬투리를 잡아보겠다.
정총리는 EBS <교육초대석>에 대담인사로 출연해 기여입학제에 대해서 "사립대는 몰라도 국립대는 절대 (도입하면) 안 된다"며 3불정책 폐지를 시사했다.
기여입학제는 그야말로 돈으로 대학입학합격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돈 많은 부자들에게는 얼마나 좋은가? 대학교 입장에서도 수억원의 돈을 내고 들어오는 신입생이 얼마나 반갑겠는가? 하지만 학력이 부모의 부와 지위에 의해 대물림되는 것도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데 기여입학제를 허용한다는 것은 교육을 한 낫 장사꺼리로 만들어 일반국민(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는 점에서 절대로 도입해서는 안되는 제도이다. 학벌사회의 폐해가 극도로 심각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우리나라는 사립대학이 80%가 넘는데 “사립대는 몰라도”라고 무책임하게 의중을 비치는 정운찬 총리는 3불 정책이 왜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고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즘 초대형 교육비리가 계속 터지면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쓰나미가 밀어닥쳤다.
자치단체장들도 비리로 구속되고 교육계도 비리 천국이 되었고 그런데 상황파악 못하고 기여입학제 허용을 들먹거리고 있으니 정운찬 총리의 머리에는 민심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지금 대학에 필요한 것은 3불 폐지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식이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가난한 아이들도 학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대학이 노력해야 한다. 뽑는데만 열중하지 말고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더욱 더 열성을 기울여야 한다. 등록금 인상, 적립금 축적에만 목매달지 말고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총리는 더 말해 무엇하랴? 총리는 사립대학들의 대변자가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3월2일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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