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SOS사업으로 받은 상,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
제가 조합원으로 함께 노동하고 있는 더불어함께건축협동조합이 서울시의 상을 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 상을 받은 것은 기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2020년 가을부터 3년째 용산구 돌봄SOS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1년에 1백여 가구 이상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하여 집수리, 청소, 방역 등을 주로 하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보람도 있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동네 곳곳에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몰랐다는 게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서비스를 신청한 분들은 대부분 한 두 가지 이상 질병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다보니 거동도 불편하고 무기력하여 집이 쓰레기장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냄새였습니다. 3년 째 이 일을 하지만 바퀴벌레보다 적응 안되는 게 여전히 상상하기 어려운 냄새입니다.
열심히 좁은 집을 청소하고 나면 어떤 날은 한 트럭 넘는 분량의 버려야 할 온갖 물건들이 쓰레기봉투와 재활용봉투에 첩첩이 쌓여 있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허기, 경제적 어려움을 작은 물건도 버리지 못하는 습관으로 채우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하고 함께 토론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제도와 정치가 바뀌어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무엇보다 선한 마음으로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돌봄SOS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상을 주기보다는 구청장, 서울시장 등 시민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인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더 물심양면으로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취약계층 돌봄 예산을 양심도 없이 뭉텅이째 잘라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에 몹시 언짢은 마음도 겹칩니다.
#돌봄SOS #더불어함께건축협동조합 #집수리 #청소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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