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헤럴드 칼럼]
마음 편히 셋째 가지는 세상이 되야...
최순영 국회의원
최순영
함께 일하고 있는 식구들 중에 30대 중반의 젊은 아빠가 한 명 있다. 딸 둘을 두고 있는 이 사내는 얼마 전에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아들을 기대하고 있는 부모님이 아시면 펄쩍 뛸 일이라고 하면서 귀뜸해주었는데, 정관수술을 받은 이유를 물으니 대답이 바로 나온다.
"의원님, 셋째는 정말 자신 없었습니다"
아내랑 오랫동안 상의한 결론이란다. 둘째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셋째는 어렵지 않겠냐고 부부가 이야기했다고 한다. 맞벌이하고 있기는 하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내고 사교육 시키고 하는 육아 비용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더란다.
'착찹하다'라는 말로도 부족한 감정이 가슴을 눌렀다. 얼마 전에 통계청은 초등학생을 둔 부모 중 90%가 사교육비나 양육비 등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발표했다. 이 땅의 모든 아빠들이 정관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 젊은 사내가 수술대에 누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세상이 답답하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 나라가 좀 더 살기 쉬워지기를 희망한다. 일자리 마련이 쉬워져야 하고, 내 집 마련이 쉬워져야 하고, 대학가기가 쉬워져야 하고, 진료받기 쉬워져야 하며, 먹고 살기가 쉬워져야 한다. 서민이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셋째 아이 가지는 게 어렵고 고민스러운 일이 되지 않아야 한다.
17대 대선이 멀지 않았다. 연일 후보들이 TV를 장식하고 있다. 그 와중에 BBK 사건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람들의 질문에 가슴으로 대답하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팍팍한 세상살이를 함께 느끼면서 걱정 없는 삶을 이야기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말로는 서민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양극화를 줄이겠다, 경제를 살리겠다 떠들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 말도 저 말도 다 의심스럽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들에게 정말로 송구스럽다. 노동자 서민의 정당임을 표방하면서도, 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동자 서민임에도, 당은 아직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는데 서툴다. 우리의 진심을 더욱 깊이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것들이 꿈만이 아님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난 오늘도 부지런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닌다. 그리고 조금 더 살기 쉬워지는 세상을 함께 꿈꾸자고 한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에 걸맞게 노동자 서민의 이야기를 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집을 나선다.
대화의 말미에 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의원님, 수술하면서 의사선생님이랑 대화를 나눴는데요. 알고 봤더니, 의사선생님도 수술을 했더라구요. 이유요? 저랑 똑같아요"
마음 편히 셋째 가지는 세상이 되야...
최순영 국회의원
최순영
함께 일하고 있는 식구들 중에 30대 중반의 젊은 아빠가 한 명 있다. 딸 둘을 두고 있는 이 사내는 얼마 전에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아들을 기대하고 있는 부모님이 아시면 펄쩍 뛸 일이라고 하면서 귀뜸해주었는데, 정관수술을 받은 이유를 물으니 대답이 바로 나온다.
"의원님, 셋째는 정말 자신 없었습니다"
아내랑 오랫동안 상의한 결론이란다. 둘째까지는 어떻게 해서든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셋째는 어렵지 않겠냐고 부부가 이야기했다고 한다. 맞벌이하고 있기는 하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보내고 사교육 시키고 하는 육아 비용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더란다.
'착찹하다'라는 말로도 부족한 감정이 가슴을 눌렀다. 얼마 전에 통계청은 초등학생을 둔 부모 중 90%가 사교육비나 양육비 등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발표했다. 이 땅의 모든 아빠들이 정관수술을 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 젊은 사내가 수술대에 누울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세상이 답답하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 나라가 좀 더 살기 쉬워지기를 희망한다. 일자리 마련이 쉬워져야 하고, 내 집 마련이 쉬워져야 하고, 대학가기가 쉬워져야 하고, 진료받기 쉬워져야 하며, 먹고 살기가 쉬워져야 한다. 서민이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 셋째 아이 가지는 게 어렵고 고민스러운 일이 되지 않아야 한다.
17대 대선이 멀지 않았다. 연일 후보들이 TV를 장식하고 있다. 그 와중에 BBK 사건도 오르락내리락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아직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람들의 질문에 가슴으로 대답하는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팍팍한 세상살이를 함께 느끼면서 걱정 없는 삶을 이야기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다. 말로는 서민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 양극화를 줄이겠다, 경제를 살리겠다 떠들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 말도 저 말도 다 의심스럽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들에게 정말로 송구스럽다. 노동자 서민의 정당임을 표방하면서도, 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노동자 서민임에도, 당은 아직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는데 서툴다. 우리의 진심을 더욱 깊이 알리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것들이 꿈만이 아님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난 오늘도 부지런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다닌다. 그리고 조금 더 살기 쉬워지는 세상을 함께 꿈꾸자고 한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에 걸맞게 노동자 서민의 이야기를 하고,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집을 나선다.
대화의 말미에 그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의원님, 수술하면서 의사선생님이랑 대화를 나눴는데요. 알고 봤더니, 의사선생님도 수술을 했더라구요. 이유요? 저랑 똑같아요"
'교육은희망이다 > 최순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순영]미리 보는 이명박시대의 대학 (0) | 2008.01.09 |
---|---|
[최순영]불편한 진실, 백혈병 환자의 병원 이야기 (0) | 2007.12.27 |
[최순영]장애인 친구가 자연스러운 따뜻한 사회 (0) | 2007.11.22 |
[최순영]학교에서 인권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 (0) | 2007.11.22 |
[최순영] 정치 동지인 남편 향한 애정 담아 책 출간 (0) | 2007.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