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백혈병 환자의 병원 이야기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최순영 강주성이라는 사람이 있다. 건강세상 네트워크라는 보건의료단체의 대표인 이 사람의 살아온 이력을 보면 기가 막힌다. 평범한 젊은 아버지가 어느 날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여동생에게 골수를 받아 수술을 받고 치료가 되었다. 그는 여전히 불안한 몸을 이끌고 우리나라 의료제도와 병원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그가 시민단체를 조직하고 단체의 대표까지 맡게 된 것은 병마를 이겨내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면서 ‘돈없으면 죽으라’고 하는 기가 막히는 우리나라 병원의 현실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이다. 모든 국민이 의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어느 병원엘 가든지 의료보험 처리가 된다. 병원비의 일부만 부담하면 된다. 그런데 몸이 아파 병원에 들렀다가 병원 문을 나서면 그리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환자는 한마디로 봉이다. 환자는 병원의 돈벌이 대상이다. 의료 체계가 환자(국민)의 입장에서 환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주성 대표는 얼마 전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라는 해괴한 이름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환자를 속이는 병원들의 실태와 올바른 의료 이용을 위한 지침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실제로 백혈병을 치료하면서 강주성 대표는 병원의 부당한 진료비에 분노했고 580여만원이라는 거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약자인 환자가, 그것도 난치병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부당진료비를 돌려받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의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건강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모두 건강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라는 말을 노무현 대통령도 한 바 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의 사망위험률이 소위 부자동네라고 하는 강남구보다 30%가 높다고 한다. 병원을 이용한 생활보호대상자를 대상으로 전체 인구집단과 사망률을 비교해보니 1-14세 사망률이 전체인구집단의 사망률에 비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의 암 발병에 대한 걱정이 무척이나 큰 나라이다. 집집마다 암보험 하나 안든 사람이 별로 없다. 매월 수 만원, 많게는 10만 원 넘게 사보험에 돈을 낸다. 의료보험제도가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큰 병에 걸리면 집안이 망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는 한 교수는 공공의료가 잘되어 있는 영국의 병원을 체험하고 놀라웠다고 한다. 의사는 왜 그렇게 환자한테 말을 많이 하는지 진찰시간이 매우 길고(증세에 대한 설명을 구구절절이 해서) 치료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택시비가 있냐고 물어봐서 없다고 하니 택시비까지 주더라는 것이다. 그 나라 국민도 아닌데 말이다. 영국 국민들은 자국의 공공의료체계를 무척 자랑스러워 한다고 한다. 또한, 의사가 매우 존경을 받는 직업이라고 한다. 많이 부러웠다. 우리라고 왜 못할까? 우리나라도 무상의료가 가능하다.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부천헤럴드 칼럼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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