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 352개…평준화 이름뿐 경쟁 과열·사교육비 확대 조장
한겨레 | 기사입력 2008.10.01 20:41
[한겨레] 자율형사립고 내용과 문제점
"타당성 검토도 없이 모형부터 제안은 위험" 비판
한국교육학회 연구팀이 1일 자율형 사립고와 관련해 학생선발 방식, 법인 전입금 등 지정 요건을 달리한 4가지 모형을 제시함에 따라, 고교 체제에 큰 지각 변동을 가져 올 자율형 사립고 설립이 본격화했다. 교육계에서는 어떤 모형을 도입해도 사실상 고교 평준화 해체와 중학생 입시 과열, 사교육비 확대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어떤 내용 담겼나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학생선발과 관련해 연구팀은 학교 자율 선발 방식과 함께, 성적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신 선발·추첨제 병행 △선지원 후추첨제 방안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교장·교사·학부모 등 70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4.6%가 '선지원, 후추첨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선발할 경우 지방의 우수 학생이 수도권이나 대도시 학교로 몰릴 가능성이 커, 광역 단위로 선발할 것을 주문했다. 학교 지정 방식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지정 권한을 갖되, 시·도 사이의 균형을 위해 교과부장관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 경쟁 과열·사교육비 증가 불보듯
교과부 통계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일반계 고교 1493개 가운데 38.2%인 570개 학교는 여전히 비평준화 지역에 있다. 여기에 대부분 평준화 지역에 몰려 있는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95개, 영재고 1개, 자립형 사립고 6개를 합치면 평준화는 이미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가 새로 만들어지면 평준화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 고교'만 352개에 이르게 된다.
또한 '특수 고교=입시 명문학교'로 인식되면서 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부터 입시경쟁이 과열되고, 사교육비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는 자립형 사립고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용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자립형 사립고는 형식적으로는 지필고사가 금지돼 있지만 면접 등 과정에서 국·영·수 중심으로 선발시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교육과정도 다양화와 특성화보다 입시 위주로 흘러가면서, 정부가 더 이상 확대시키지 못하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팀도 "자립형 사립고가 우수학생 선점을 위한 높은 난이도의 입학전형으로 입시 준비 과정에서 사교육을 유발하는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강윤봉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은 "연구팀이 제안한 낮은 법인 전입금이나 높은 등록금을 보면 일반 사립고를 얼마나 많이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킬지에 더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100개라는 목표에 집착할 게 아니라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미 홍익대 교수(교육학)도 "자율형 사립고 설립의 타당성 검토도 없이 모형부터 제안하는 등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타당성 검토도 없이 모형부터 제안은 위험" 비판
한국교육학회 연구팀이 1일 자율형 사립고와 관련해 학생선발 방식, 법인 전입금 등 지정 요건을 달리한 4가지 모형을 제시함에 따라, 고교 체제에 큰 지각 변동을 가져 올 자율형 사립고 설립이 본격화했다. 교육계에서는 어떤 모형을 도입해도 사실상 고교 평준화 해체와 중학생 입시 과열, 사교육비 확대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어떤 내용 담겼나
■ 경쟁 과열·사교육비 증가 불보듯
교과부 통계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일반계 고교 1493개 가운데 38.2%인 570개 학교는 여전히 비평준화 지역에 있다. 여기에 대부분 평준화 지역에 몰려 있는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95개, 영재고 1개, 자립형 사립고 6개를 합치면 평준화는 이미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자율형 사립고 100개가 새로 만들어지면 평준화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 고교'만 352개에 이르게 된다.
또한 '특수 고교=입시 명문학교'로 인식되면서 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부터 입시경쟁이 과열되고, 사교육비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미 지난 2002년부터 시범운영되고 있는 자립형 사립고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용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은 "자립형 사립고는 형식적으로는 지필고사가 금지돼 있지만 면접 등 과정에서 국·영·수 중심으로 선발시험이 이뤄지고 있다"며 "교육과정도 다양화와 특성화보다 입시 위주로 흘러가면서, 정부가 더 이상 확대시키지 못하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팀도 "자립형 사립고가 우수학생 선점을 위한 높은 난이도의 입학전형으로 입시 준비 과정에서 사교육을 유발하는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강윤봉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부회장은 "연구팀이 제안한 낮은 법인 전입금이나 높은 등록금을 보면 일반 사립고를 얼마나 많이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시킬지에 더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100개라는 목표에 집착할 게 아니라 내용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윤미 홍익대 교수(교육학)도 "자율형 사립고 설립의 타당성 검토도 없이 모형부터 제안하는 등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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