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경제시평]
2009-06-11 오후 12:48:57 게재 |
학교급식과 지역농업의 상생 김창수 (농협중앙회 식품사업분사장) 얼마 전 TV에서 소위 ‘대박’ 식당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식당의 성공요인은 바로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원칙을 지킨데 있었다. 즉 음식의 맛은 어떤 식재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가장 품질이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식당주인은 하루 4시간 밖에 못 자면서도 매일 새벽 도매시장에 나간다고 한다. 남들보다 빨리 도착해야 더 좋은 것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이러한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주는 것이다. 흔히 학교급식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급식단가가 너무 낮아서 그렇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필자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예산의 추가소요없이도 학교급식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한다 첫째는 식재료의 공동구매이다. 공동구매의 효과는 교복구매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학년 초마다 교복 값의 적정여부로 논란이 많은 가운데 일부학교에서는 교복을 공동으로 구매하여 가격을 20~30%나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여러 학교가 모여 식단을 통일하고 필요한 식재료를 공동구매 한다면 훨씬 낮은 가격 또는 같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공동구매가 활성화 되어 구매규모가 커져 우수 대형업체들이 식재료 유통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식재료의 품질과 안전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둘째는 학교가 속한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학교급식에 지역농산물을 이용하는 초중고교가 94%에 이른다고 한다. 일본은 이것을 지산지소(地産地消)라고 하는데 지역에서 생산하고 지역에서 소비한다라는 의미이다. 우리 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에 해당되며, 외국에서는 로컬푸드(Local Food)로 알려져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하면 물류비 등 유통비용을 최소화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 같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농산물의 평균유통비용이 소비자가격의 43%인 것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하는 이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농산물의 이동거리가 최소화됨에 따라 탄소배출이 줄어들어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지역의 농가경제가 활성화되며, 생산농가도 자기의 자손, 이웃이 먹는 농산물이기 때문에 더욱 정성스럽게 재배하게 되어 품질과 안전성이 더 좋아진다. 학교와 농가가 직접 거래하는 것이 농산물 조달, 대금정산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다면 생산자단체를 통해 거래하면 될 것이다. 생산자단체가 농가들을 조직화하여 학교급식에 필요한 농산물을 계획생산하고 학교까지의 배송을 책임진다면 오히려 거래의 편리성은 더 좋아질 것이다. 더 발전된 모습은 지역순환형 식재료 연중 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 시군구에 속한 학교가 1년간의 공동식단을 작성하고 필요한 농산물의 종류와 양을 생산자단체에 통보하면, 생산자단체는 지역별로 조직화된 농가를 통해 연중 생산계획을 세워 납품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기가 먹을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에 가서 농사체험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먹을 거리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연을 통해 인성도 함양하게 되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농협에서 급식용 농산물 재배하는 생산자 육성 학교급식 식재료의 공동구매와 지역농산물 이용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며 지자체, 학교, 생산자단체 등 관련자들이 뜻을 모은다면 언제든 실천할 수 있다. 이미 부산지역 일부 학교에서는 식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으며, 전남 순천과 나주의 농협에서는 학교급식용 농산물을 재배하는 생산자 조직을 육성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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