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용산구 제주 휴양소 48억 논란, 그런데 장수수당은 삭감

보리아빠 이원영 2011. 1. 7. 13:44

용산구 제주 휴양소 48억 논란, 그런데 장수수당은 삭감


1월20일은 용산참사 2주기가 되는 날이다. 용산참사는 세입자를 쫓아내는 불도저식 개발이 불러낸 참극이었다. 불타죽고 감옥에 간 사람들만 불쌍할까? 개발업자의 편에선 공권력의 잘못된 집행이 국민들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지만 아직도 서울시와 현정부는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연초에 용산구청과 용산구의회가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연말 용산구의회에서 통과된 제주도 구민휴양소 때문이다. 지난해 10월말에 경기도 양주에 용산구 예산 50억을 넘게 들여 구민휴양소를 개관한지 두 달 밖에 안됐는데, 이 조차도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는데 제주도 휴양소라니 황당할 따름이다.

용산구의회는 이른바 구유재산 관리계획을 심의하면서 제주도 휴양소 계획을 통과시켰고 그 계획이 반영된 48억원의 2011년 예산을 가결했다.

민주당 구청장이 추진하는 사업이니 민주당 구의원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나라당 구의원들은 이미 서울에서 가까운 양주군에, 그것도 모텔들이 많은 지역에 구민휴양소를 개관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처음에는 반대의견이 높았다. 그런데 결국 찬성으로 돌아섰다. 입장이 바뀌는 과정에서 구의회 의장과 한나라당 구의원 간에 고성이 오가고 멱살잡이가 벌어지는 일도 있었다.

용산연대 등 용산구 의정참여단은 제주도 휴양소 계획과 예산이 상임위를 통과한 직후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작년 12월 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민들 혈세로 주민들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고 졸속적으로 제주도 휴양소를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구의회는 이러한 비판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구의회에서 유일하게 민주노동당 설혜영의원만 반대 발언을 했을 뿐이다.


년초에 기사거리를 찾던 기자들에게 제주도 휴양소가 걸려들었다. 연합뉴스, MBC, 중앙일보, 노컷뉴스, 경향신문 등에 휴양소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보도되었다.

용산구청에 개발 이익(목돈)이 생겨 부동산을 구입하고 구민들을 위해 제주도에 구민휴양소를 설치하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구청의 해명을 보면서 구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물론 주민들 가운데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지난 연말에 80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급되는 장수수당 관련 예산이 삭감되었다. 지급 대상을 85세 이상으로 축소한 명분은 노인 인구의 증가로 인한 구청의 예산부담 때문이었다. 지급대상 가운데 50%정도가 신청하여 수령을 하는데 비록 작은 액수이긴 하지만 소득이 없는 80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구청의 복지예산일 수 밖에 없다.


용산구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불만은 용산구에 아이들과 함께 갈 제대로된 어린이 도서관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용산구 구청사에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달라고 천명넘는 서명을 받아 용산구와 용산구의회에 요구했다. 그런데, 2011년 예산에 전혀 반영이 안되었다.


제주도 휴양소 설치와 장수수당 삭감, 그리고 어린이 도서관 설치 요구 주민들의 입장에서 구청과 구의회는 생각해 봐야 한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일은 주민들 의견을 무시하고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너무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구민의 대변자들.

아동복지기관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지역아동센터 지원조례를 두 번이나 심의 보류한 구의회는 과연 할 말이 있을까?

수십억짜리 새로운 사업을 진행할 때는 비록 형식적이라고 할 지라도 공청회나 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아야 한다. 이런 상식을 풀뿌리 정치인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