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갈기

‘반값 등록금·통신비 인하’ MB공약 어디로 갔나

보리아빠 이원영 2011. 4. 7. 11:56

[기고]‘반값 등록금·통신비 인하’ MB공약 어디로 갔나

집집마다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통신비, 식료품비, 가계 부채와 그에 따른 이자부담 등으로 사는 게 참으로 팍팍하다. 이명박 정권은 나라의 정책과 예산을 대기업과 ‘강부자’들에게만 집중하고 있고, 민생복지교육예산을 늘려야 함에도 오히려 삭감하고 있으니 이 정권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대학가의 반이명박 정서, 등록금 투쟁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그 생생한 증거라 할 수 있다.

전세대란, 물가대란, 교육비·가계부채 증가, 폭증하는 통신비까지. 현실적 고통이 눈에 보이는데도 대통령은 그저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라며 뭐 그런 일쯤 견디지 못하느냐는 식으로 통박할 뿐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만한 어떤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부아나 돋우지 말았으면 하는 심정이 들기도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반값 등록금’에 이어, 이동통신요금 20% 인하, 서민생활비 30% 인하 공약도 그저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왜냐하면 오히려 20~30% 더 인상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 지출은 14만1388원으로 전년(13만3628원)보다 5.8% 급증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결국 통신비 지출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09%로 사상 최대를 기록해 식사비(12.38%), 학원비(7.21%) 다음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통 3사들은 호시절이다. 2010년 한해 KT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조533억원과 1조1719억원을, SK텔레콤은 각각 2조350억원과 1조4110억원을, LG U+도 각각 6553억원과 5700억원을 기록해,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이 5조원에 가깝다. 순이익은 무려 3조원을 넘어섰다. 이통 3사들이 국내 대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막대한 초과 이익을 거둬 부러움을 사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재벌·대기업들의 주머니는 두둑하게 불려지지만 반대로 국민들의 주머니는 썰렁하기만 하다. 국민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는 것 중 하나가 ‘통신비’라는 탄식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이통 3사 간에 자유로운 가격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시장경제의 당연한 원칙임에도 국내 현실은 업체들이 요금을 거의 동일하게 책정한 뒤 이를 고수하는 방법으로 그 이익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국민들은 이통사가 묶어놓은 요금제에 원하지 않아도 편입될 수밖에 없다.

이통 3사가 동일한 기본료를 책정하고 있고(SKT 1만2000원, KT 1만2000원, LG U+도 1만1900원으로 사실상 동일), 요금도 1초당 1.8원, 문자요금도 1건당 20원으로 같다. 스마트폰 요금제도 데이터 사용 요금을 0.025원/0.5KB로 동일하고, 3만5000원, 4만5000원, 5만5000원(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6만5000원 등 똑같은 요금제를 적용하고 있어 담합 의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또 새로이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제4사업자 후보들이 지금의 요금 수준에서 20~30% 정도의 요금 인하가 가능하다고 공언하고 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통 3사가 폭리를 취하고 담합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방통위와 공정위는 이 부분을 철저히 조사해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통신비는 지금보다 대폭 인하돼야 한다. 지금과 같은 민생고 시대에 반값 등록금, 반값 통신비보다 더 좋은 정책이 어디 있을까.

<안진걸 |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