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등돌린 재단·학교… 숙명여대에 무슨 일이

보리아빠 이원영 2012. 2. 13. 11:00

숙명여대가 대한제국 황실이 만든 학교라는 군요.. 용산에 있는 숙명여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네요..

 

등돌린 재단·학교… 숙명여대에 무슨 일이

[발단은 외부 기부금 685억원]

 

<br>학교 "왜 재단 계좌로 받나… 이사진 물러나야"<br>

 

재단 "좋은 평가 받기 위한 것, 1원도 유용 안했다"<br><br>

 

[본질은 전·현 총장 갈등]<br>학교 "이경숙 前 총장, 재단에 영향력 행사"<br>

 

재단 "재선 앞둔 한영실 총장, 親이경숙 이사진 견제"

 

조선일보 | 안석배 기자 | 입력2012.02.13 03:24 | 수정2012.02.13 10:04

기사 내용

숙명여대 가 내분(內紛)에 빠져들고 있다.

숙대가 1995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기업과 동문 등으로부터 유치한 외부 기부금 685억원을 숙명학교 재단(이사장 이용태 삼보컴퓨터 설립자) 계좌로 우선 이체하고, 이를 재단 전입금 명목으로 다시 대학으로 입금받은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갈등이 번지는 분위기다.

숙대 재단이 이런 식으로 기부금 처리를 한 것은 현행법 위반은 아니다. 재단이든 학교든 외부 기부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숙대는 재단이 스스로 확보한 기부금은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학교가 확보한 기부금을 일단 재단 계좌에 넣었다가 다시 '재단 전입금' 형식으로 학교 계좌로 넣은 것은 편법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한영실 총장(사진 왼쪽), 이경숙 前총장.

이 논란의 뒤에는 한영실 총장과 이경숙 전 총장 간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학교 안팎에선 해석하고 있다. 한 총장 측이 재단 이사 중 이 전 총장 측 인사들을 내보내기 위해 기부금 처리 문제를 이슈화했다고 재단 측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 9일 학교 측(한 총장 측)은 기부금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용태 숙명학원 이사장 등 재단 이사들은 퇴진하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에 재단 측은 10일 "외부 기부금을 1원도 유용하지 않았다"며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재단 측 입장

숙명 재단 측은 "외부 기부금을 재단 계좌로 받은 것은 교육부 평가와 정부 지원 사업 등에서 (재단 전입금이 일정 규모 돼야)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취한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경숙 총장 시절 대학 사무처장으로 4년 반 근무한 한영실 현 총장이 이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 측은 "숙명 학원은 다른 사립 재단과 달리 재산이 거의 없어 학교에 재단 기부금을 낼 여유가 없다"면서 "이번 사태는 오는 8월 임기가 끝나는 한 총장이 재선(再選) 걸림돌이 되는 이사장과 이사진을 퇴진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숙대는 전체 교수 회의에서 총장 후보 2명을 선출하면 재단이 최종 선임권을 갖는다.

◇학교 측 입장

학교 측은 "이번 일은 총장 재선과는 상관이 없으며, 재단이 그동안 학교에 기부금을 한 푼도 내놓지 못하는 등 제 역할을 못 하는 현실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른 사립대 재단은 재단 전입금을 한 해 수십억~수백억원 학교에 내는데 숙명 재단은 외부 기부금을 모금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생 등록금을 대폭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무능한 학교 재단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학교 측은 "재단이 총장 이하 교직원을 대상으로 '복종 의무'가 담긴 규칙을 제정하는 등 학교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다"고도 했다.

숙대 교수와 직원 등으로 구성된 숙명발전협의회가 지난 9일 이사장 사퇴 성명을 낸 데 이어, 10일에는 총동문회도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경숙 전 총장과 한영실 현 총장 갈등 노출"

학교와 대립각을 세우는 현 숙명학원 이사진 8명 중 6명이 이경숙 전 총장 시절 임명된 인사들이다. 이 전 총장은 지난 1994년부터 2008년까지 14년간 숙대 총장을 역임했다. 학교 측 일부 인사는 "이경숙 전 총장이 아직도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숙대 A 교수는 "이 전 총장 재임 당시 한 총장을 학교 주요 보직에 임명했는데, 한 총장 취임 이후 두 사람 관계가 어긋나면서 갈등이 시작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았으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 총장은 최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돼 활동 중이다.

1906년 대한제국 황실이 여성 교육기관 육성을 위해 창학한 숙명학원은 특별한 자산과 수익 구조가 없어 외부 기부금과 학생 등록금 등에 의지해 대학 재정을 운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