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참좋다

#지리산처럼

보리아빠 이원영 2022. 11. 4. 18:33

지리산처럼

큰 산

품이 참 큰 산이 거기에 있었다

깊은 산

골이 참 깊은 산이 안아주었다

외로운 날들

두려운 날들

고달픈 날들

그 어두운 날들에

난 지리산에 무거운 어깨로 스며들었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단풍 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봉우리들 품안에서

산이 내가 되고 내가 산이 되었다

어머니의 아들, 아들의 어머니처럼

아득하고 희미한, 세월에 켜켜이 겹쳐

그리움과 상처, 지워지지 않는 사랑처럼

떠나온 곳이 어디든

지나온 곳이 어디든

그곳에 가만히 있어준다는 건

기다려 조용히 맞아준다는 건

얼마나 거룩한 것인가

지리산처럼

어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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