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으로살리라>-어느 날, 고발을 당하는 것의 가치는?
나는 시를 좋아한다. 나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시는 노래처럼 멋지고 힘이 있다.
글귀가 전하는 전류가 내 눈에서 마음으로, 그리고 손과 발로 이어진다.
어쩌다가 오늘 시를 하나 또 읽었다. 좋은 시는 가능하면 블로그나 이런 저런 소통 방에 공유하곤 한다.
사랑한다는 것으로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서정윤
우리는 이런 시에 탄복한다. 이처럼 사랑하기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만큼이나 우리를 멋지게 살게 하는 보석 같은 마음이 있다면 자부심일 게다.
살면서 자부심이 넘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부끄럽지만 많지 않다.
자부심을 표현할 때 왜 ‘넘친다.’고 하는 수식어를 붙일까? 내 그릇의 크기, 내 사고의 크기를 넘어서인듯하다.
그냥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는 것보다 자부심이 ‘넘친다.’고 해야 느낌이 더 살아 있다.
글을 쓰다 생각해보니 자부심도 행복과 같아서 ‘밀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생각도 든다.
작은 자부심이 소소하게 이어져 우리를 멋지게 보이게 하지 않을까?
노동절에 받은 마포경찰서 형사의 고발 통보
동물권행동 카라 측이 나를 고발했다.
얼마 만에 고발을 당해보는가? 나 같은 사람은 고발당하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다. 때론 자부심을 자극한다. 당연히 번거롭기는 하다.
‘법 없이도 선하게 잘 살 사람’을 우리 사회는 가만두지 않는다.
지난 메이데이 집회 때 마포경찰서 형사가 내게 전화를 걸었다. 서로 전화가 엇갈리다가 뭔 일이냐니, 마포경찰서 000인데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건조물 침입인가 뭔가로 고발했다고 조사받으러 오란다. 아직 정확히 누가 무슨 일로 고발했는지 정확하지 않다.
내가 전국민주일반노조 서울본부로 출근을 시작한 것이 작년, 2025년 9월1일이다. 조직부장으로 동북부지부와 한창 투쟁 중인 카라지회 담당으로 배정되었다. 아직도 어리둥절한 게 많은 초보 노동운동가이지만 카라는 회사가 아닌 시민단체라, 시민단체 경력이 꽤 많은 내가 카라 대표 전진경과 맞서 싸우는데 작은 역할을 했다. 매주 집회 사회도 보고 농성장을 자주 들락날락거렸다.
참고로 전진경 대표는 꼼수로 열린 3월 온라인 임시총회에서 대의원 과반수에게 해임 표결을 당했다. 2/3를 넘겨야 해임되어서 겨우 해임을 면했다. 최소한의 양심과 상식이 있는 대표라면 벌써 그만뒀을 것이다.
얼마나 전진경이 내가 미웠으면 힘도 없고, 영양가도 없는 나를 고발했을까? 아마도 전진경 대표 본인이 직접 안하고 활동가 가운데 누굴 시켰을 텐데, 정말 할 일 없는 인간들이다. 고발할 시간에 작년 11월에 회원 가입한 내 통장에서 회비를 좀 인출해라.
뭔가 좋은 일을 하다보면 발생하는 고발의 추억
시민운동, 노동운동을 하다보면 원치 않게 고발당하기는 한다.
그래도 나는 용케 전과자는 안 되었다. 살면서 전과자가 된다고 다 나쁘지는 않다.
특히, 사회발전을 위해 노력하다가 감옥에 드나드는 일은 그렇다.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은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다 교도소에서 고초를 당하고 사형까지 당한 분들이 없었다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전에 대학 시절, 전교조 상근시절 자잘하게 경찰 유치장 신세를 몇 번 지기도 했으나 바로 풀려났다.
용산시민연대 활동을 하면서 구청장 비리를 고발하고 화상경마도박장 싸움을 하면서 몇 번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고발당하면 제일 귀찮은 것이 탄원서 받고 경찰서에 가서 별거 아닌 내용 가지고 3시간 가까이 조사받는 일이다. 무혐의 결론이 나지만 고발하는 측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귀찮게 하거나 처벌을 원하기에 그럴 것이다.
아직 교도소엘 다녀온 적이 없어서 농담 삼아 노조활동하면서 부득이하게 처벌당할만한 일이 있거든 내게 역할을 달라고 한 적은 있다. 그럴 각오는 되어 있다.
하지만 그럴 일이 내게 올 가능성은 적다. 왜냐면 나는 꼴사나운 경찰들하고도 잘 안 싸우고 누구와도 물리적 충돌은 조심하는 편이어서 그렇다. 애니어그램 갈등회피형, 평화주의자이다.
내일 아침 마포경찰서에 가서 고발장 정보공개청구를 할 예정이다.
오늘도 마포경찰서 담당형사에게 전화해서 사건번호를 물었다. 사건 번호를 문자로 바로 보내왔길래 마음에도 없는 “고맙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2026년 5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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