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기름 유출과 국민들의 놀라운 선행
연초를 맞아 덕담을 주고받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핸드폰 문자 전송도 새로운 시대의 명절 인사법이다. 요즘에는 친필로 연하장을 주고 받는 사람이 흔치 않다. 한 번의 수고로 여러 사람에게 똑같은 인사를 전하는 것은 아무래도 마른 모래처럼 건조하게 느껴진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다양한 현대의 기계적 의사소통수단으로 인해 메말라가는 것처럼 각종 사건 사고도 현대화, 규모화되어가고 있다. 보통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를 겪으면서 온 국민이 경악한 것은 우리가 유용하게 쓰는 기름이 갑자기 무시무시한 재앙의 괴물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천재지변도 아니고 인간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푸른 바다가 검게 변한 것을 보면서 모두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편리한 것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라고 다시 깨달았다.
왜 사람들은 보상도 없는 선행을 할까?
많은 사람이 또 한 번 놀란 것은 국민들의 끊임없는 자원봉사 행렬이었다.
검은 바다와 서해안 주민들의 아픔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 고통을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함께 해결하고자 나서고 있다. 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일까?
이타심을 발휘하는 동기는 그러한 행동이 자신을 스스로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행을 할 때 사람들은 평상시보다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의 더그 오만 교수는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는 노인의 사망률이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일반노인의 사망률보다 절반이나 낮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흥미있는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이득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선행을 했을 때 가장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흔히 둘 빼기 하나는 하나가 아니라 셋(2-1=3)이라는 말로 선행의 공식을 표현하기도 한다. 가진 것을 나누면 기쁨이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이타적 공동체가 경쟁력 있다
이야기를 더 확대해 보고 싶다. 적자생존의 원리 속에서 야생 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경쟁에 내몰리면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이기적 행동이 가장 경쟁력이 있을 법한데 뜻밖에도 그렇지 않다.
무리를 이루고 서로 도우면서 사는 동물들이 오랜 기간 멸종하지 않고 종을 이어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요즘에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도 경쟁력 차원에서 사회 공헌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좋은 기업 이미지가 매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욱 더 이러한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기름 더미에 뛰어드는 국민들의 선행을 보면서 선행의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는 다른 한편에선 기름을 유출한 대기업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날 선 비판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한 번의 공식적인 사과도 없는 그들에게 불끈 화가 나면서도 동정심이 가는 것은 왜일까? (국회의원 최순영 08.01.04)
'교육은희망이다 > 최순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순영의원과 학교급식 (0) | 2008.02.01 |
---|---|
[최순영]치솟는 대학고통금, 현실을 초월하는 대학들 (0) | 2008.01.25 |
[최순영]미리 보는 이명박시대의 대학 (0) | 2008.01.09 |
[최순영]불편한 진실, 백혈병 환자의 병원 이야기 (0) | 2007.12.27 |
[최순영] 마음편히 셋째가지는 세상이 되어야 (0) | 2007.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