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정치도전기2010

[후보일기-6 D-75]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면 흐뭇하다

보리아빠 이원영 2010. 3. 19. 17:02

 

* 효창공원역에서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후보일기-6 D-75일]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보는 기쁨

 

민주노동당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창당이후 지금까지 당대표, 최고위원, 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 각종  선거 후보 등 중요한 직책의 당직자와 공직후보를 당원직선으로 선출해왔다. 매월 1만원을 내는 진성당원을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며 이를 위한 민주적인 절차가 당 운영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타 보수정당에서는 엄두도 내기 힘든 일이다. 당비를 내는 당원이 20%도 채 안되고 당 지도부에서도 권한의 분산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정당 답지 않게 이번 올해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도 이상한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 최근에 당 서버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사건으로 투표시스템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간접선거로 선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번 일은 정권에 귀속된 경찰의 야당탄압 수사가 공당의 민주적인 선거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어제(18일) 저녁 당 용산구위원회 대의원대회가 열렸다. 2009년 사업평가, 2010년 사업계획, 지방선거 계획, 지방선거 후보 선출이 주요 안건이었다. 지역위원회 대의원수는 많지 않다. 19명의 대의원 가운데 12명이 참석했고 간단한 사업토론이 있은 후에 지방선거 출마 후보선출이 있었다. 남기문, 설혜영, 이원영 세명의 후보가 구의원으로 후보등록을 했고 비밀투표 결과 한명의 반대도 없이 100% 찬성으로 모두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로써 이른바 당의 후보 공천이 마무리 된 것이다. 중앙당 중앙위 인준 절차가 남긴 했는데 형식적인 면이 강하므로 다른 당의 절차로 치면 공천을 받은 셈이 된다.
이제 명실상부한 민주노동당의 (예비)후보이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경우 공천이나 후보선출 절차가 아직 미지수이다. 용산구청장 후보의 경우 여러 사람이 사무실을 내서 예비후보 선거운동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다.
용산의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주민들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음 주 목요일(25일) 저녁에는 당원 모임을 잡았다. 열 명 이상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전화를 돌리고 있다.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당원이 별로 없는 것이 많이 아쉽다.

 

동네에서 명함을 드리고 인사를 하다보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기곤 한다.
며칠 전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세 아이의 어머니가 지하철 입구에서 반갑게 인사를 해왔다. 학부모들의 마음을 전하면서 제 약력을 보시고는 지지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
나이 지긋한 동네 미용실 사장님도 학부모인 따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좋다고 주변에 많이 이야기를 해주겠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그분이 후보 어깨띠를 하고 있는 나를 안타까운 표정으로 보시면서 ‘왜 한나라당으로 안나왔냐’는 갑작스런 질문에는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찍어주시겠다니 기대가 되었다.
원효초와 성심여중고에 인접한 4거리에서 아침에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면 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만날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 교복입은 여학생들, 그리고 어린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올해 처음 입학해서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학교를 가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은 그냥 봐도 어린 티가 난다.

 

  

최근 무상급식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급식관련 시민운동을 수년간 해온 사람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친환경급식, 무상급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입장에서 정치인들이 정책을 만들고 문제점을 개선해야 할텐데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반대하는 논리도 어불성설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학부모로 살아가기가 고통스럽고 힘든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 아이들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현실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외면하는 관료들, 정치인들은 그 자리에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며칠 전(16일)에는 주민들 목소리를 무시하고 의정비를 2008년에 불법적으로 75%, 무려 2천만원 넘게 올린 용산구의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구의회앞에서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어제(18일)는 서울시청 앞에서 무상급식 청원 전달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무상급식에 대해 오세훈 시장은 반대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찹잡했다.

 

아침과 저녁 주민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이 이제 보름이 넘어가고 있다. 주말이나 날씨가 안 좋은 날, 그리고 개인사정이 있는 날은 쉬기도 했다. 앞으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75일 남았다.

여유를 가지고 주민들을 만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3월19일 이원영)

 

 

 

                     

                      *중앙선관위 홈페이지-6월2일 선거일까지 75일이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다.

 

봄  이성부 詩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았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