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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범행’ 뒤집은 검찰, ‘디도스 윗선’ 규명 나섰나

보리아빠 이원영 2011. 12. 29. 10:05

"희대의 충격적인 사건 선관위 디도스 공격-정권말기로 가면 검찰의 수사력이 급상승한다더니, 한나라당도 적극 규명 촉구하니 제대로 수사할려나 봅니다."

 

‘단독범행’ 뒤집은 검찰, ‘디도스 윗선’ 규명 나섰나

[한겨레] 최구식의원 전격 소환
최의원 전비서-강대표 기소뒤 '속도전' 양상
처남-국회의장 전 비서와 접촉 정황도 확보
강대표 수첩에 기재된 대포통장 분석 집중해
당사자 '수상한 1억 돈거래' 출처는 소명된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에 대한 디도스 공격 사건에 대해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던 검찰이 '속도전' 양상으로 모드 전환을 하고 있다.

 

검찰은 28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을 전격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참고인 조사일 뿐"이라는 공식적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이날 검찰 고위 관계자는 "최 의원 소환조사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을 최대한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의원실 전 비서 공아무개(27)씨와 공격 실행자 강아무개(25) ㄱ컴 대표를 기소하는 것과 동시에 최 의원을 소환한 모양새가 심상찮다는 것이 수사팀 주변의 평가다.

검찰은 처음부터 최 의원실이 공씨를 통해 디도스 공격에 깊숙이 간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검찰은 최근 최 의원의 처남인 강아무개(46)씨를 소환해 구속된 강 대표와의 사이에 있었던 의심스런 자금 거래 정황을 집중 추궁한 바 있다. 검찰은 이밖에도 강씨가 디도스 공격에 참여한 차아무개(27·구속)씨,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아무개씨 등과 여러 차례 접촉한 정황도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까지 "정상적인 거래 관계였고, 친분이 있는 지인들이어서 연락을 했을 뿐"이라는 강씨의 진술을 깰 만한 '카드'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애초 △계좌 추적을 통한 의심스러운 자금 흐름 △당사자 진술 확보 △압수물·디도스 공격 방식 분석 등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사자 진술은 미리 짜맞춰진 듯 윗선 개입을 부인하고, 증거물 분석에는 큰 성과가 없었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에서 검찰이 찾은 돌파구는 계좌 추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의원 지역 사무실 근처에 있는 농협 진주중앙점에서 디도스 공격 실행자인 강 대표의 계좌로 2000만원이 송금된 경위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새 계좌를 만들어 2000만원을 입금한 뒤 이를 곧바로 인출하고 계좌를 폐쇄했다. 수사 기관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수사 기관의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한 전형적인 방식인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이에 검찰은 최 의원한테 의원실 자금이 이런 방식으로 디도스 공격에 제공된 것은 아닌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속도전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 양상이 낙관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검찰이 주목하던 의심스러운 계좌 거래 내역이 대부분 소명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대표가 국회의장실 전 비서 김씨한테서 받은 1억원을 갚기 직전인 지난 11월25일, 강 대표의 어머니 계좌에서 강 대표에게 급히 마련된 1억원이 송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이 돈의 출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을 갚았다는 말을 맞추려고 윗선에서 건넨 자금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이 돈의 출처도 강씨의 어머니가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 부분 수사가 답보 상태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일단 압수물 분석과 디도스 공격에 이용된 장비 등을 분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압수수색에서 강 대표 등의 수첩을 확보한 검찰은, 수첩에 기재된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확보해 통화 내역, 입출금 내역 등을 광범위하게 확인하고 있다. 또 공격 실행에 나섰던 좀비피시 등을 분석해 사전 모의 등 다른 정보는 없는지 역으로 확인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화이트 해커'로 불리는 정보통신 전문가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팀이 놓칠 수 있는 다른 기술적 가능성은 없는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신문 12월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