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생협이야기 연재 5-발등에 떨어진 불 창립총회 준비 어떻게?
협동의 힘으로 지금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을 시작한지 벌써 반 년이 지났다. 시간은 왜 그렇게 빨리 가는지, 할 일은 많은데 여전히 마음만 급하다. 매장을 개장하는 일도 그랬지만 생각처럼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협동의 힘이 발휘 되지 않았다면 벌써 포기했을 법하다. 힘들 때 마다 서로 독려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문제들을 풀어가는 중이다.
생협 발기인들과 가족들은 1월 15일(일) 갈지 말지 고민했던 횡성 농촌체험을 다녀왔다. ‘이렇게 바쁜 시기에 가야 되냐, 2월 창립총회 이후에 가자’라는 의견도 있어서 잠시 갈등하기도 했다. 그런데 횡성여성농민들과 약속을 미룰 수는 없다는 것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 버스비를 지원해주는 농촌체험 프로그램이라 어른 1만원, 아이 5천원으로 참가비가 저렴했다.(자세한 소감은 필자가 안가서 모름). 조합원 가족 30여명 정도가 강원도 횡성에 도착해 여성농민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저수지에서 신나게 썰매도 타고 막걸리도 마시고 즐거운 여행을 하였다. 아이들이 준비해간 우크렐레 공연도 진행했다. 농촌, 도시와의 관계를 끈끈하고 두텁게 하려면 이런 행사가 자주 있어야 한다.
총회공고일 까지 300명이어야 한다?
매장을 통해 하루에 몇 명씩 지역주민들이 생협에 들러 생활재도 구입하고 조합원 가입도 하고 있다. 문제는 2월11일 창립 총회가 이제 코 앞으로 다가 왔다는 것.
조직소위에서 조합원 확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논의하였다. 발기인들과 새로 가입한 조합원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회원 가입을 시작하도록 독려하고 계속 점검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매장 주변 아파트 단지, 주택가에 생협 안내 홍보물을 배포하기로 했다. 시간 날 때 혼자, 혹은 함께 골목으로 들어가 효창동 일대에 3-4천장 홍보물을 집집마다 뿌렸다. 또, 주변에 있는 효창 복지관, 상가들을 돌며 생협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서 퇴근시간에 효창공원역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는 것도 시도했다.
발기인들이 가입을 독려할 만한 대상들이 얼마나 되는지 그 수와 구체적인 이름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조직소위를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해 파악도 하였다.
처음에는 매장에 와서 조합원 가입서를 작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는데 이 방법은 한계가 있다 싶어서 집행위원회에서 ‘가입서를 가지고 다니면서 직접 가입을 받은 것’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0명이 넘는 열성 발기인들이 만남과 전화연락을 통해 가입이 가능할 만한 사람들을 파악해보니 3백명이 넘었다. 그러나 가입예정 대상의 숫자가 그런 것일 뿐, 가입서는 받는 일도 계획만큼 속도가 나지는 않았다. 그래서 매일 가입한 조합원 숫자 집계 현황을 인터넷 까페에 올리기 시작했다.
가입을 고민하던 사람, 주변에 가입 권유도
여러 사람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받고 ‘할까, 말까’ 고민하다 가입한 사람들이 생기고 그 덕에 자신만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 가입을 권유하기도 하는 좋은 사례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10명 이상을 가입시키겠다고 약속하는 사람도 꽤 되었다.
안타깝지만 의욕이 넘쳐 설 연휴 이전에 300명 목표를 달성하기로 한 것은 성공하지 못했다.
총회 연기도 고민, 조합원의 힘을 믿어보기로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창립총회 공고를 17일 이전(15일전에 공고해야 함, 공고일, 창립총회일을 빼면 17일전에 해야 함)에 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공고할 시점에 300명이 가입해야 한다는 게 아닌가? 그렇다면 총회를 연기해야 하는지 고민 할 수 밖에 없었다.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와 상의하고 서울시 담당 공무원에게 확인했다. 다행스럽게도 공고 시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입조합원들에게 통지하는 시점까지는 300명이 가입해야 한다고 한다. 총회통지는 총회 7일 이전에 등기우편 발송 등의 방법을 써야 한다.
1월20일(금) 집행위에서 총회를 연기할지를 신중하게 논의했다. 연기해서는 안된다는 게 중론이었다. 2월11일 총회일을 기준으로 중요한 일정을 확인했다. 25일 한겨레신문에 창립총회 공고, 2월 4일 총회 통지문 등기우편 발송, 그리고 중간인 1월28일엔 2차 발기인 회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조합원 가입이다. 하지만 총회준비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사업계획안, 정관안을 만드는 일이다. 사업계획 소위와 정관소위 논의를 통해 28일 2차 발기인회의 이전에 초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또, 이사 추천 역할을 할 전형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총회 때 이사장과 이사들을 선출하려면 그 전에 생협 이사를 할 의사가 있는 조합원들이 있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기에 간단한 일은 아니라고 예상된다.
1월 17일 조합원수가 135명이었는데 19일 159명, 20일에는 169명이다. 설 연휴가 끝나고 나면 조합원 가입서가 200명 넘게 매장에 쌓여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동안 100명 넘게 조합원 가입서를 받아야 한다.
과연 될 것인가?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그동안 기울여온 노력, 모두가 한마음으로 바라고 꿈꾸는 일, 협동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기쁜 소식, 1월19일 매장 하루 매출이 드디어 100만원을 넘겼다. (작성일 2012년 1월21일)
<다음이야기-사업 계획, 정관의 틀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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