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생협이야기 6-한 달 만에 300명 생협 가입 모두가 감동하다.
설 연휴를 마치고 1월 25일에 용산생협 조합원 가입이 200명이 되었을 때까지도 30일까지 5일 만에 300명이 넘을 것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간절한 기대였다.
그런데 하루에 20명씩 조합가입서가 생협 사무실(매장)에 전달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발기인 30여명과 가입한 조합원이 몇 명씩 가입시키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희망이 차츰 현실이 되고 있었다.
사람들이 용산, 마포에 살고 있는 친구, 가족, 더 나아가 아는 사람에게 생협 가입을 권유하는 게 눈에 보였다. 다들 참으로 열심히 하는구나, 그런 열정이 어디서 나올까 의아할 따름이었다. 조직소위에서 사람들에게 너무 자주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목표 달성의 집요함도 작용했다.
어떤 사람은 1명을 가입시키고 어떤 사람은 10명을 가입시켰다. 그리고 매장에 생활재를 구입하러 왔다가 가입한 사람도 조금씩 늘어났다.
300명 설립동의(조합가입)라는 창립조건은 ‘생협이 최소한의 지속적 생존을 위해서는 그 정도 조건이 필요하다’고 법에서 정한 것이다. 그리고 300명이라는 숫자는 적은 숫자가 아니기에 생협창립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 적당한 문턱이다.
남자들이 어찌 생협을 이상한 동네?
생협을 고민하던 사람들이 생협공부모임을 만들어 2011년 8월 생협 강좌를 열었고 강사였던 여성민우회 생협 김연순회장님이 300명은 결코 어렵지 않다고 이야기 했을 때 어떤 사람은 그렇게 믿었지만 절반의 사람들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잘 안 모여지는 용산의 역사적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고 밀고 나가기로 했었다.
생협 매장을 준비하면서 남자들 여럿이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생협 연합회 분들은 웬 남자들이 생협을 만들겠다고 저러나 이상했을 것이고 또, 생협이 되려면 동네 주부들이 나서야 하는데 과연 되겠는가 여겼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실제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래서 여성민우회 생협연합회 이사장님은 “생협에 관심있는 동네 여성들을 모아주면 직접 용산에 가서 간담회를 하겠다”고 주문하였다. 아주 타당한 제안이었기에 여성들만 참석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여성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다. 처음에는 적극적인 남자들에 비해 소극적이던 여성들이 소위 구성에 참여하고 중요한 책임을 맡으면서 특유의 친화력과 설득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30일 오후 6시 300명을 목전에 두고 마지막 숫자세기(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누구누구가 가입서를 받았다고 하는데 아직 도착이 안 되었다, 우선 급한 대로 가입서를 팩스로 보내 달라, 두 명 남았는데 300번째 가입한 사람에게는 선물을 줘야 하는 게 아니냐 등등 들뜬 목소리가 오갔다.
오후 8시경 300명이 넘었고 그 결과를 알리는 문자가 여러 사람에게 전해졌다.
함께 축하하는 술자리가 없으면 서운한 듯이 십여명의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술집으로 모여들었다. 고생했다는 격려가 오가고 술잔을 부딪히면서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누가 가져왔는지 포도주도 돌았다. 성공은 실패보다 기쁠 수 밖에 없다. 고생하고 힘들었다는 말보다는 이런 저런 아름다운 사례들이 이야기 되었다.
창립 총회 통지, 그런데 이사 선출을 어쩌나?
1월25일 한겨레신문에 용산생협 창립총회 공고가 나갔고 목표대로 300명이 채워졌으니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창립총회 통지문을 발송해야 한다.
창립총회를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임원 선출 준비이다. 조합원 가입은 무척 열정적으로 추진해온 사람들이 정작 이사를 해달라고 권유해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나서질 않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7-15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를 뽑아야 한다.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관위를 준비하고 선거 공지를 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에 물밑에서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일이 시작되었다.
또 중요한 것이 총회에 상정할 안건이다. 정관, 규약안, 사업계획안, 예산안이다.
1월 28일, 또 하나의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는 마을공방에서 2차 발기인 회의가 열렸다. 20여명이 참석했고 두 시간 넘게 정관과 사업계획안을 토론했다. 그리고 위원회별 사업계획 논의와 이사 추천을 위해 마을모임위원회, 생활재위원회, 교육위원회로 나뉘어 짧은 토론을 하고 부족한 것은 다음주 위원회별 회의로 미뤘다.
복잡하고 어려운 생협 재정
사업계획에 따른 예산안 논의는 1월31일 집행위에서 토론했다. 창립하면서 수입과 지출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 조합원가입을 연말까지 1천명 목표로 잡았는데 매출은 얼마나 가능할 것인가? 매장운영, 인건비, 사업비 지출보다 수입예산이 적은 것은 어떻게 설명 할까? 비품감가상각은 어떻게 잡는게 좋을까? 한참을 이야기했다. 지출을 현실적으로 대폭 삭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현금흐름에 대한 설명을 붙여서 총회에 안건으로 올리자고 결론을 냈다.
창립 총회 이후에 생협 재정과 관련한 이사진, 조합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생협 창립대회 준비 실무와 관련된 것은 기획단을 꾸려 준비하기로 했다.
결국 가장 시급한 문제는 창립될 용산생협을 이끌어갈 초대 생협 임원을 추천하고 뽑는 일이다. 과연 어떤 조합원들이 이사로 나설 것인가? ‘못할 것도 없다’는 결단이 필요하다.
(2012년 1월31일 작성)
<다음이야기 -------생협 창립총회 과연 대박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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