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갈기

<7> 5년째 꾸는 꿈, 꿈을 키우는 동네 도서관

보리아빠 이원영 2014. 1. 11. 01:11

5년째 꾸는 꿈, 꿈을 키우는 동네 도서관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 특히 잘 키워보고 싶은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자주 다니지 않을까? 도서관은 책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꿈을 키우는 곳이다. 모든 정보가 집약되어 있는 보물 창고이다.

성공의 기준이 사람들 마다 다르겠지만 빌게이츠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공한 사람이다. 그가 어디에서 연설을 했다하면 전 세계 언론에 보도가 된다. 그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그가 한 말 중에 너무 좋은 말이 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어릴 적 동네 도서관이었다

그는 도서관의 중요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다. 그래서 선진국일수록 도서관이 발달되어 있다. 외국에서 살다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나 유학을 다녀온 사람들은 도서관이 많은 나라들의 힘을 강조한다.

우리나라에도 걸어서 10분 거리에 동네 도서관이 있다면 참 좋겠다. 도서관의 중요성이 많은 공감대를 얻으면서 서울에도 도서관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구청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마포, 관악, 성북, 서초, 송파 등이 그렇다. 동 주민자치센터 한 층에 도서관을 설치하고 사서를 배치하고 있으며 어떤 구는 도서관을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기도 한다.

도서관은 책 읽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각종 강좌와 모임이 이뤄지는 공동체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소파에 편하게 앉거나 바닥에 누워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서관을 꾸미고 있다.

 

용산에도 커다란 공립 도서관이 두 개 있다. 역사가 꽤 되고 규모도 있는 남산도서관과 그 바로 아래 있는 용산도서관이다. 주말에 아이들과 두 도서관을 자주 다녔다. 책도 자주 빌려 보았다. 도서관도 가고 구내 식당에서 밥도 사먹고 아이들과 남산 산행,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뻔질나게 오갔다. 청파동에도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곳에는 가본 적이 없다. 도서관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 나는 제일 부럽다.

 

용산에 도서관이 없지는 않지만 아쉬움이 많다. 원효로, 효창동, 용문동에 사는 학부모들은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2009년부터 원효로 구청사에 도서관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용산구청사가 이태원으로 이사하면서 그곳에 도서관을 만들었으면 하는 의견을 모았다.

2010년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학부모들의 이름으로 구청장 후보에게 도서관 설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당시 성장현 구청장후보는 꼭 그러마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2011년에는 용산주민 학부모 1000명의 서명을 두 달 넘게 받아 구의회와 구청에 청원을 했다.

<용산에 사는 학부모들이 구청앞에서 2011년 가을에 도서관 설치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구청은 예산타령을 하면서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주민들의 요구는 작은 도서관이었는데 수십억 리모델링 비용을 핑계로 전혀 진척이 없었다. 구청장을 면담하고 온 학부모들은 용산은 땅값이 비싸다는 구청장에 너무 실망한 나머지 더 이상 도서관을 요구하지 말자고까지 이야기했다.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구청의 태도를 보다 못한 학부모들은 동네에 스스로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게 효창동 생협옆에 있는 고래이야기 책놀이터이다. 학부모들이 매월 만원씩을 후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구청과 시청에서 참여예산을 한다기에 용산구 참여예산 회의에도 직접 예산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날 참여예산을 제안하는 자리에는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두 명의 학부모만 참석했다. 나도 나름 준비해서 열정적으로 도서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힘주어 한 말은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가며,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서관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꼭 도서관을 만들어주십시오.”

이어서 발표한 학부모는 마포에서 작은 도서관 관장을 하고 있는 한강중학교 학부모회장이었다. 마포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용산에 작은 도서관이 없는 게 얼마나 안타까웠겠는가. 그런데 실망스럽게도 용산구청의 서울시 참여예산 요구에는 도서관을 쏙 뺐다.

 

용산구청 옛 청사, 원효로 1가 주변에 사는 학부모들과 주민들은 모두가 공감하면 도서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5년 넘게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꿈, 반드시 달성할 것이다. 요즘에도 학부모들로 구성한 용산구 마을도서관 추진위는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구청장이 외면해도 주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2014110-보리아빠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