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참좋다

익숙지 않다 / 마종기

보리아빠 이원영 2018. 6. 9. 12:40

익숙지 않다 / 마종기


그렇다, 나는 아직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익숙지 않다


강물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눈빛을 열고 매일 밝힌다지만
시들어가는 날은 고개 숙인 채
길 잃고 헤매기만 하느니.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삶인지,
따뜻한 삶이란 무슨 뜻인지,
나는 모두 익숙지 않다.


 죽어가는 친구의 울음도
전혀 익숙지않다.
친구의 재 가루를 뿌리는
침몰하는 내 육신의 아픔도,
눈물도, 외진 곳의 이명도
익숙지않다

어느 빈 땅에 벗고 나서야
세상의 만사가 환히 보이고
웃고 포기하는 일이 편해질까.

'시가참좋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리산처럼  (0) 2022.11.04
#합정역  (0) 2022.10.11
#오이김치  (0) 2022.08.04
#회상  (0) 2022.07.29
#푸른 고래  (0) 2022.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