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이야기

임대아파트 주민들 무시하며 공공관리 포기하는 SH공사

보리아빠 이원영 2009. 9. 29. 21:17

 

 

SH공사를 상대로 세달째 싸우는 임대아파트 주민들

 

9월 28일 오전11시 덕수궁옆 서울시청앞에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모였다.

도원동 임대아파트 주민 20여명, 성동구, 노원구 등 임대아파트 대표들, 용산지역 시민단체 대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당원들은 위탁반대라는 매직글씨를 새긴 16절지(A4)용지를 들고 있었다. 

임대아파트 주민무시 관리 위탁 SH공사 규탄기자회견.

 

SH 공사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서울시가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관리를 맡아오던 SH공사에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무슨 불만이 있는 것일까?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임대 아파트 주민들은 세달째 SH공사가 임대아파트의 관리를 위탁한 민간업체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하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도원동 임대아파트에는 500여가구 천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여느 임대아파트처럼 도원동 임대아파트 평수는 주거를 위한 최소한의 넓이이다.

아파트 두개 동에 500가구가 넘게 살고 있는 것을 보면 짐작이 간다.

 

지난 7월에 SH공사는 직영관리를 해오던 산천동 삼성리버힐 임대아파트와 도원동 삼성래미안 임대아파트를 모 민간업체에 관리위탁하겠다고 통보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기본상식일텐데 SH공사는 그 절차를 무시했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삼성래미안 아파트 주민들 대부분  서명을 받아 관리위탁을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는데 SH공사는 아직도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자세가 아니다.

 

왜 관리위탁을 반대할까?

 

궁금했다. 주민들이 왜 반대를 하고 위탁관리업체 직원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는지?

주민들 의견을 종합하면 이렇다.

첫째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임대아파트라도 아파트의 주인은 주민들인데 관리업체 변경이라는 아파트 관리에 가장 중요한 사항을 주민들의 의견수렴조차 없이 강행했다는 것이다.

돈없고 힘없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이어서 그랬을까? 상식적으로 SH공사의 업무추진 수준을 가늠해 볼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는 관리위탁자체에 대한 반대이다. 장기적으로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이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아파트 관리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SH공사가 공공주택 관리라는 본연의 책임을 민간업체에 떠넘기려는 것을 주민들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인접하지 않은 아파트를 공동관리하는 것에 대한 문제이다. 산천동 리버힐 아파트와 도원동 래미안 아파트는 공동관리할 만큼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두 임대 아파트사이의 거리는 버스로 두정거장 정도 거리이다. 실제로 4명이 관리직원이 근무하던 래미안 임대아파트의 경우 직원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12시간 맞교대여서 1명의 관리직원이 아파트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아파트 주민들의 중요한 반대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SH공사도 관리위탁, 통합관리의 명분이 없지는 않다. 임대아파트 관리의 효율성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제시한다.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 용산구청, 서울시청

 

주민들이 세달째 자신들의 주거권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도 용산구청과 서울시청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 등에도 민원을 제기했지만 문제발단의 원인인 SH공사의 의견을 물어 앵무새처럼 민원인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용산구청의 태도에 대해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용산구청은 임대아파트 관리 위탁, 공동관리 문제에 대해 한달도 안돼 답변을 번복했다.

9월초 공문에는 위탁관리가 주택법을 위반하고 있고 인접한 지역이 아니어서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는데 9월24일 공문에는 지난 번 답변이 행정착오였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다시 공문을 보냈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SH공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주택 주거복지 후진국 우리나라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는 주거공간이라기 보다 투기의 대상이다. 주택보급률은 100%에 육박하지만 무주택자가 50%나 된다.

정부는 서민들 주거를 위한 주택건설을 무척 신경쓰는 듯 하지만 내실은 없는 허당주택정책이다.

국민들에게 강제수용한 택지를 민간건설업자들에게 넘겨 건설재벌들의 돈벌이를 도와주고 있다.

물러받은 재산도 없고 돈벌이도 평범한 서민들은 평생 땀흘려 모아도 평생살 집 한 채 구입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집부자들은 수백채가 넘는 주택을 사고 팔아 수백억의 차익을 남겨도 푼돈 수준의 세금을 내면 된다.

 

우리나라 공공주택 비율은 5%정도로 선진국의 반의 반도 안된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공공주택 비율이 80%가 넘는다. 부러울 뿐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임대아파트 대표는 서울시 주택국장 면담을 요구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앞으로 도원동 래미안 임대 아파트 문제에 서울지역 임대아파트 대표들과 시민단체, 민주노동당이 함께 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SH공사의 임대아파트 관리위탁문제가 단순히 도원동 임대아파트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SH공사와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는 공사의 실제 주인인 임대아파트 주민들, 무주택 서민들의 의견을 계속 묵살할까?

아니면 힘없고 돈없는 서울시민이라도 존중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철회할 것인가?

또, 서울시는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는 SH공사의 관리위탁에 수수방관할 것인가, 아니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인가? 

도원동 래미안 임대아파트 문제의 해결은 무주택서민들을 위한 SH공사의 본면, 서울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다음은 9월28일 열린 기자회견을 보도한 한국아파트 신문 인터넷 화면임.